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스스로 편지가 되어 버린 사람
봉투가 우편낭 속에서 귀퉁이를 조금씩
뭉개며 사연을 쏟고 있다
한번쯤 한 손에 구겨본 편지가 있듯
기다리고 기다리다
스스로 편지가 되어 버린 사람이
눈(目)을 봉하고 눈물을 붙인다
우체통 속으로 봉투를 밀어 넣을 때
손등을 스치는 쇠틀의 경계,
다시 꺼낼 수 없는 안에서
고요히 밀랍처럼 말라가는 문장들
당신이 내 눈동자 열고
홍채 같은 다이얼 돌린다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리트머스』, 『감(感)에 관한 사담들』, 산문집 『그 사람 건너기』, 운문집 『마음을 건네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