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귀로 캔을 구겨 놓는 건
달이 뚜껑을 따면 거품처럼 달빛은 내게 넘친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밤은 편의점처럼 믿음이 간다
세 개를 담아야 만 원이니,
만월도 내게서 세 개의 생각을 주섬주섬 고른다
그렇게 24시간 그 환한 확신이
나를 불러 세운 적이 있다
그러나 계산대에서 엎드려 졸고 있는
쓸쓸은 얼마나 지난한가
나는 검은 비닐봉투처럼
축축한 그 하나를 꺼내놓는다
자, 이제 나를 따,
마시고 저물렴
손아귀로 캔을 구겨 놓는 건 잊지 않기 위해서다
다시 손이 간다면 그건 미련이다
달은 지금 그런 나를 따놓고
홀짝홀짝 들이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