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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택 시인 Mar 15. 2023

늦은 기별

스스로 편지가 되어 버린 사람

봉투가 우편낭 속에서 귀퉁이를 조금씩


뭉개며 사연을 쏟고 있다     



한번쯤 한 손에 구겨본 편지가 있듯


기다리고 기다리다     



스스로 편지가 되어 버린 사람이


눈(目)을 봉하고 눈물을 붙인다     



우체통 속으로 봉투를 밀어 넣을 때 


손등을 스치는 쇠틀의 경계,


다시 꺼낼 수 없는 안에서     



고요히 밀랍처럼 말라가는 문장들     



당신이 내 눈동자 열고 


홍채 같은 다이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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