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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택 시인 Jan 17. 2023

꽃이 계절을 찾아와

사랑은 이별을 기다려 본 적 없고

꽃이 계절을 찾아와 


한 시절 머물다 간 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은 제 계절을 위해 


하나의 꽃에 열렬했다는 거겠지요     



사랑은 이별을 기다려 본 적 없고


이별은 사랑을 기약한 적 없으니 


우리는 각자의 색으로 피어 들녘을 견딜 뿐입니다     


무시로 피었다 저무는 사람이 


향기로 젖는 몇 날,


꽃은 가장 아름다웠던 색을 햇볕에 풀어놓습니다    



살면서 몇 번의 계절이 더 꽃을 앓을까 싶어


봄이 조심조심 걸어옵니다     



시간이 깃들어 


기꺼이 생기를 기록하는 시듦, 그 사이 


누군가 한낮이 되었습니다     



계절이 내게 찾아와


한 시절 사랑을 틔웠다 갔다면


햇볕은, 열렬히


내게 꽃을 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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