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운명 사이

by 한우물

우연과 운명은 개념상으로 서로 완전히 다른 것으로, 우연은 예정에 없던 일이 일어나는 것이고, 운명은 철저히 예정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 둘의 감별이 우연과 필연 사이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운명이 등장할 땐 항상 우연의 탈을 쓰고 나타나고, 우연은 때때로 운명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연이 운명으로 변하는 경우

그러면 어떨 때 우연이 운명으로 변할까?

앞서 든 예를 가지고 설명해 보자.

(1) 일기예보에서 오늘 맑음이라 하여 우산 없이 그냥 외출했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옷이 흠뻑 젖어 심한 감기에 걸렸다.

(2) 교차로에서 정지신호에 걸려 정차 중인데 갑자기 뒤에서 오던 차가 들이받아 목이 삐끗하여, 한 달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3) 길을 가다 미끄러져 머리를 다쳤다.


여기서 다음과 같이 가정해 보자.

(1) 비를 맞고 심한 감기에 걸려 폐렴이 되었고 그 폐렴으로 인해 그는 죽었다.

(2) 교통사고로 목이 삐끗하여, 한 달간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반신불수가 되었다.

(3) 길을 가다 미끄러져 머리를 다쳐 뇌출혈이 왔고 그 결과 식물인간이 되었다.


이쯤 되면 그 우연은 우연의 영역을 넘어 운명으로 나아간 것이 된다.

하지만 우연으로 보이는 이 사건 자체가 어쩌면 운명의 서막인지도 모른다.


우연과 운명의 조건

그러기에 우연이라 말하려면 확실한 전제가 달려야 하는데,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 우연이란 예정에 없던 일이 그날 일진에 따라 일어났다가 내 인생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고 그냥 사라지는 것이고, 운명은 미리 예정된 피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나 사람을 만나 내 인생의 향방이 결정되는 것이다. -

그러면 운명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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