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장애물은 없다.
사랑에 장애물은 없다.
사랑과 장애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이다. 아토피인으로 살면서 '나조차도 좋아하지 않는 나'를 타인에게 사랑해 달라고 하긴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그의 애정 덕분에 아토피라는 장벽을 넘어섰다. 그 앞에서는 아무리 내 얼굴이 열이 올라 부어있어도 괜찮았다. 화장끼 없는 얼굴로 그를 마주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어느 날 같은 회사동료들끼리 모여 저녁식사를 그의 집에서 하기로 했다. 나도 물론 같이 가고 싶었지만 예고 없이 찾아온 아토피로 외출은커녕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 내가 앉아있는 것조차 부담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같이 가기로 한 룸메이트가 예쁘게 화장을 하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도 평범했다면...'이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또다시 와르르 무너졌다. 그래서 나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그에게 연락했다. 괜찮으니 오라는 그의 말에 나중에 겨우 가기는 했지만 불편한 마음 때문에 좌불안석이었다. 그 앞에서는 아무리 괜찮다 해도 나 스스로는 늘 나를 부끄러이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와 연애를 하며 찍은 사진을 오늘 꺼내보았다. 사진 속 나는 젊고 표정은 밝지만 얼굴이 항상 바늘로 콕 찌르면 터질 것 같이 퉁퉁 부어있거나 울긋불긋 열꽃이 피어있다. 그를 만나는 일이 행복하면서도 '이런 나를 왜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정말 자주 했다.
내가 아토피 관련 영상을 찾아보다 감명 깊게 본 정원희 씨의 유튜브 채널이 있다. 그녀는 좋은 분을 만나 결혼을 했지만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아토피가 올라올 때면 혼자만의 동굴로 간다고 했다. 그때 배우자분의 말씀이 와닿았다.
"아내가 혼자 방에 들어가 있는 시간 동안 저도 시간을 잃어버려요."
나의 남자친구도 그렇게 잃어버리는 시간까지 함께 받아들여야만 했다. 매일 만나 함께하고 싶은 시간에도 나의 아토피 컨디션으로 계획은 차질이 생기곤 했다. 아토피가 심해 황금 같은 주말을 하루 종일 방에 숨어 잠만 자는 나를 보고도 불평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출근 전 새벽마다 나와 함께 운동을 해 주었고 식단 계획표까지 짜서 내가 아프리카라는 낯선 곳에서도 영양가 있게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다.
장애가 더 이상 장애로 느껴지지 않을 때
나도 비로소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