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한번 보고 아이 한번 보는 사람들
지난번 글에서 내가 임신을 했을 때 가장 걱정했던 것이 우리 아가의 피부라고 쓴 적이 있다. 남들은 임당이나 기타 걱정거리가 많다고 하는데 난 임신 중 너무 건강했다. 그래도 임신 중 나의 피부에 대한 고민은 매일같이 이어졌다.
우리 아이가 처음 태어나던 날이 기억난다. 해외출산이었기 때문에 출산 직후 바로 엄마의 가슴 위에 아이를 올려주신다. 분만실에 같이 들어갔던 남편에게 “여보 아이 손가락 발가락 봐봐!”라고 소리치는 동시에 나는 아이의 피부가 어떤지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아이는 그저 따뜻했고 부들부들 마치 솜사탕 같았다.
나는 모유수유를 20개월 정도 했다. 한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친구들은 초유만 먹이고 분유수유를 하더라. 나는 면역력에 좋다는 말도 있고 주변의 외국 친구들은 아이의 2살까지 수유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 이기도 했다. 아토피는 면역력을 늘 강조하는 병이기에 나도 모유수유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모유수유를 트램, 공원, 식당 등 어디서 해도 이질감이 없는 나라 분위기 덕분에 모유수유가 더 편했는지도 모른다.
아이는 한 개월이 지날수록 통통하니 살이 올라 부드러운 피부결에 예쁜 아이로 자랐다.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할 때면 꼭 겪는 일이 있었다. 내 얼굴을 한번 보고 아이 얼굴을 또 찾아서 보고야 마는 사람들. 엄마의 피부가 벌건 홍당무 같으니 아이는 어떤지 궁금한 것이다.
한 번은 아이가 어릴 때 아기띠를 메고 한국에서 지하철을 같이 탄 적이 있다. 그날도 역시나 나는 밤중수유와 육아로 피곤함도 더해져 피부가 그야말로 폭싹 죽어있는 상태였다. 그때는 마스크도 대중화되어있지 않아 맨얼굴 그대로 외출을 했던 것이다. 한 할머니께서 내 얼굴을 보고 훈수를 두기 시작하신다.
“애기 엄마 얼굴이 왜 그런 거예요?”
그러자 주변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쏠리는 게 느껴진다. 어차피 이런 시선은 익숙한지라 그냥 “아토피예요.” 하고 만다.
우리 아이는 지금 초등학생이 되었다. 아토피는 후천적으로 발현되기도 하기에 안심하긴 이르지만 아직까지는 아이 피부는 너무 건강하다. 나의 모유수유 덕분인지 아니면 공기가 좋은 곳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서인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내가 겪던 고통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에 지금 감사하고 또 감사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