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20대 청년과의 상담. 부모님과 소통이 힘들다고 한다. 마음을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생각과 다르게 말하게 된다고. '감사하긴 하죠.. 감사는 한데.. 아 뭐랄까 어색하고 불편해요' 이제는 머리가 굵어진 어른이들은 부모님과의 불편한 관계 역시 어쩔 수 없는 영역으로 미뤄둔다. 하지만 그 어떤 문제보다 미뤄둬서는 안 되는 영역.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로 표현해보라고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한다.
'나 지금 엄마가 필요해'라고 해보라고 했더니 그것역시 손사래를 치며 못하겠다고 한다.
궁리 끝에 내가 만들어 낸 문장은 이런 것.
"엄마, 지난번에 그거 엄마가 하라고 한 데로 하니까 되더라고요"
그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한다. 다행이다. 다음 상담까지 세 번은 말해보도록 숙제를 내주었다. 계속 이 말만 하는 건 어색하니, 이 말이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의 말을 시도해보자고 했다.
(엄마가 자신이 한 일을 얘기하면 맞장구치면서)
"오올... 엄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약간 떨떠름해 보였지만 우선 그것까지 시도해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부모님을 우쭐(?)하게 만들어드리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된다. 아직 내가 그들의 울타리 속에 어린 양인 듯, 아직 당신이 나보다 힘이 센 나의 히어로임을 알려드리는 것.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팔만 사천 가지인데 그중에 딱 한 가지만 들자면, 우리가 아가였을 때 뒤집고 고개 들고 기고 앉고 서고 걷고 말하는.... 그 모든 내 인생 최초의 '성공 장면'에서 두 손에 불나도록 손뼉 치고 응원해 준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이유가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