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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다ㆍ통도사의 늦봄

by 어린왕자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가 떴다
기와 담장에 예쁘게 떴다
파란 하늘을 휘감고 물결을 이루었다
삼층 석탑을 돌며 울긋불긋 향기를 뿌린다
벚꽃 향기는 이미 산을 넘고 내를 건너
홍도화 붉은 얼굴로 마주 앉았다

층층이 켜져 있는 등불 아래로
부처님의 고운 미소가 흐른다
오늘도 따뜻한 햇빛 쬐시며
벚꽃앤딩을 즐기고 계시는 금와보살님
살짝 다가가 마주잡고 싶은 손에
꽃잎 하나 띄워놓았다

어쩌면 이리도 향기로움이 클까
꽃들의 웃음소리가 산허리를 휘돌아
툇마루에 걸터앉아 쉬어가는
어느 여인의 옷자락에 머문다

발끝에서 손끝으로 전해지는
붉은 홍도화는
고운 발 아래 닿는 수고로움도
말없이 받아들인다
고요히 스미듯 스치듯
결고운 담장 아래 무지개로 엮였다


ㅡㅡㅡ예쁜 봄날이 다 가기전 벚꽃앤딩을 부르며 통도사를 찾았다. 문앞까지 친히 나와 반겨주시는 보살님. 덕분에 올 한 해 건강하게 나길 기원해 본다. 여름이 오려고 바람이 부나 보다.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따라야지요.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맞아야지요. 건강한 하루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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