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을 잠시 묶어둡니다

by 어린왕자


이제


잠시 겨울을 여기

묶어두고 휴경기에 들어갑니다

일 년 농사 잘 지었습니다


덕분에 건강한 음식을 먹고

하나도 허투루 버리는 것 없이


더 부지런해졌고

오갈 데가 있어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많은 것은 두루두루 나눠 주고

주위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얘 주면 어떨까

먹으려나?

궁금했던 사람들도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알이 찬 배추는

그런대로 풍족함을 느끼고

알이 덜 찬 배추는

꼬옥꼭 씹어 단맛을 즐겼습니다

어디 내놓아도 볼품없지 않습니다


한 해 농사를 끝내면서

내년엔 뭘 심을까 궁리하면서

보살피고 돌봐야 할 것들을 챙겨봅니다

한편

내 아이들도 남편도 친구도 동료도

모두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여물기를 바라봅니다


올 한 해 고생한 텃밭에

잠시 머무르다 갑니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24화겨울이 깊어지는 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