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잠시 겨울을 여기
묶어두고 휴경기에 들어갑니다
일 년 농사 잘 지었습니다
덕분에 건강한 음식을 먹고
하나도 허투루 버리는 것 없이
더 부지런해졌고
오갈 데가 있어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많은 것은 두루두루 나눠 주고
주위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얘 주면 어떨까
먹으려나?
궁금했던 사람들도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알이 찬 배추는
그런대로 풍족함을 느끼고
알이 덜 찬 배추는
꼬옥꼭 씹어 단맛을 즐겼습니다
어디 내놓아도 볼품없지 않습니다
한 해 농사를 끝내면서
내년엔 뭘 심을까 궁리하면서
보살피고 돌봐야 할 것들을 챙겨봅니다
한편
내 아이들도 남편도 친구도 동료도
모두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여물기를 바라봅니다
올 한 해 고생한 텃밭에
잠시 머무르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