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곤약잡곡밥, 순대국밥, 버섯장조림, 김치
쌀쌀한 공기가 느껴지는 때. 국물의 계절이 돌아왔다.
뜨끈한 국을 먹으면 쌀쌀했던 몸에 온기가 확 퍼진다.
살짝 움츠려 있었던 몸이 국물 한 숟가락에 사르르 펴진다.
무언가 헛헛한 마음도 뜨끈한 국물 한 숟가락이면 "크~"라는 소리와 함께 조금은 채워진다.
서늘한 경제에 더 움츠러드는 요즘이다.
얼마 전 시장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샀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떡볶이와 순대가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포장해 와서 혼자 먹으면 양이 너무 많다. 그래서 먹기 전 소분해 둔다. 순대와 떡볶이 모두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는다.
나는 공장 순대를 좋아하는데 시장에서 파는 저 공장순대가 참 맛있다. 순대도 공장마다 맛이 다르다. 소분해 얼려 놓은 순대를 꺼냈다. 오늘은 순대국밥을 해 먹어야겠다.
순대국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사골국물이 냉동실에 있는 자취생들도 있겠지만 나는 없으므로 시판용 사골육수를 넣어 순대와 함께 끓이면 끝. 그리고 기호에 맞게 후추와 소금을 뿌린다. 그러면 그럴듯한 국밥이 완성된다. 물론 직접 우린 사골국물과 직접 만든 순대를 넣은 순대국밥보다는 맛이 못하지만 특색 있고 간단한 한 끼로 괜찮은 메뉴이다. 무엇보다 너무 쉬우니까 저렇게 한 끼를 먹는 것도 라면에 물린 자취생에게는 괜찮지 않을까. 집에 파가 있다면 파도 넣으면 더 맛있다.
다들 음식을 할 때 어떤 물을 사용하는가? 나는 음식을 할 때 생수를 사용한다. 수돗물을 사용했었는데 이사온 집 수돗물에서 약간의 기름냄새가 나는 것 같아 생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직업병? 인지 뭔지 관찰력이 좋아 남들은 잘 모르는 미묘한 차이를 더 쉽게, 예민하게 느낀다. 학교 다닐 때 워낙 안 좋은 것들을 겁 없이 만지며 실험했어서 더 예민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지금 생각하면 참... 어떻게 그랬나 싶다. 무튼. 나의 오해일 수도 있지만 뭔가 찝찝했다.
처음에는 생수를 페트병으로 사용했었는데 어마어마한 플라스틱들에 질리고 거기 담기는 지하수도 걱정되었다. 정수기를 설치하자니 오히려 짐이 될 것 같아 고민 후에 간단한 필터 정수 물통을 샀다. 바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고, 깨끗한 수돗물을 거르는 거라 필터를 조금 더 늦게 갈아도 될 것 같았다. 필터도 결국 쓰레기니까 생각해서 적당히 잘 쓰고 갈아야 한다. 필터의 원재료가 활성탄이라 기름도 흡착할 것 같았다.
모든 국가가 그렇지만 지하수는 고갈되고 플라스틱은 넘쳐난다. 환경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생각해 보자. 꼭 생수가 아니어도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큼 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당연히 포함된다.
나 혼자 행동한다고 크게 변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신경 쓰고 생각하며 작게 실천해 본다는 것. 요즘 사회에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감기 조심하세요.
모두들 밥꼭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