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곤약잡곡밥, 고등어구이, 오이무침, 브로콜리, 김치, 초고추장
조금은 길었던 추석이 지났다. 이젠 밤공기에 찬기운이 돈다.
나무에 낙엽도 슬쩍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슬슬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가을이 오면 금방 겨울이 오겠지.
나는 계절 중에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차가운 공기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차가운 공기를 감추기 위한 것들을 좋아한다.
보드랍고 따뜻한 이불, 폭신한 베개, 따뜻한 조명, 폭 덮이는 옷들. 방에 퍼지는 온기. 등등.
이렇게 차가움을 가려주는 것들을 좋아한다.
다른 때는 잘 못 느끼던 따뜻함이라는 감각이 더 배가되어 좋아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이건 내가 사는 곳의 겨울을 좋아하는 것이고, 위쪽 지방의 겨울은 적응이 어렵다. 위쪽 지방의 가을, 초겨울 날씨가 내가 있는 곳의 겨울 날씨이지 않을까.
따뜻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내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따뜻하고 따스한 사람.
나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일까 생각이 드는 초가을 밤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나를 통해 조금은 따뜻했기를 바란다.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너무 물러지지 않게 소금물에 적당히 삶아준다. 오이도 잘라 소금에 버무려 물기를 조금 뺀다.
약 5분 정도 지난 후 절여놓은 오이를 하나 먹어본다. 너무 짜면 물로 헹구고, 짭조름하면 그냥 사용하면 된다.
초장은 고추장: 식초: 매실청=1:1:1로 넣고 추가로 부족한 것을 조절한다. 다진 마늘도 약간 넣는다. 매실청이 없다면 설탕을 넣어도 되고 물엿을 넣어도 좋다. 식초와 설탕을 넣어도 먹던 초장 맛이 나지 않으면 집에 굴러다니던 사이다를 조금 넣으면 된다. 나는 매실청과 직접 만든 매실 식초를 사용해서 사이다를 넣지 않아도 맛있었다.
오이 무침은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소금, 참기름을 넣어 버무려주면 간단하면서도 고소하고 짭조름한 아삭아삭한 오이무침이 된다. 나는 고소한 맛을 좋아해서 이렇게 만든 오이무침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맛있다. 소금은 적당히. 이미 오이에 소금기가 있으면 넣지 않아도 된다.
고등어는 사서 구우면 되지만 역시 냄새도 신경 쓰이고 귀찮다. 이런 자취생의 고충을 고려해 뼈가 없고 구워져서 냉동으로 나오는 제품이 있다. 간단히 데우기만 하면 된다. 닭가슴살처럼 사서 냉동실에 두고 먹으면 좋은 제품이다.
쌀쌀한 날이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우니 든든하게 밥 챙겨 먹자.
밥꼭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