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곤약잡곡밥, 소고기미멱국, 고등어구이, 오이무침, 김치
주의: 이 글을 보면 배가 고플 수 있습니다.
저번에 먹고 넣어둔 소고기를 해동시켰다. 구워 먹기 애매하게 남은 소고기는 국으로 끓여 먹으면 좋다.
좋아하는 미역국을 끓이기로 했다. 쉽고, 간편하고, 영양가도 좋은 음식. 미역국.
생일에 먹는 미역국은 임신, 출산, 양육으로 고생한 어머님께 감사하며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이것과 관련된 미역국에 얽힌 슬픈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생일이 11월이다.
대충 감이 오겠지만 11월은 춥고 쓸쓸하며 큰 시험이 몰려 있는 달이다.
나라의 큰 행사로 표현되는 수능이 있고, 수능 1-2주 뒤면 항상 임용시험이 있다.
좋아하는 국이지만 생일에 미역국을 챙겨 먹은 기억이 크게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미역국을 끓이니 멀리 떠난 친구의 동생이 생각났다. 임신해서 부른 배를 쥐고 힘든 시간을 버티던, 친구와 걸음걸이 자세가 꼭 닮은 아이가 떠올랐다. 그리고 10월 끝자락이 소중한 내 친구 생일이라는 것도.
올봄에 배가 불러 있었으니까 지금쯤은 출산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톡을 확인해 보았다. 역시나 카톡 메인 사진에 꼬물거리는 아기가 찍혀있다. 건강해 보이는 아이라서 다행이다. 힘든 시간을 뱃속에서 잘 버텨줘서 고마웠다. 빼시시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출산 선물로 작게 마음을 표시했다. 그리고 건강히 잘 출산해서 다행이라고 톡을 보냈다. 반가워하는 답장이 왔다. 친구 생일이 다가오니 마음이 슬프다고 울고 있었단다.
참.... 친구가 자기 동생 좀 챙겨달라고 메시지를 준건지. 울던 와중에 언니 친구인 나에게 선물과 톡을 받으니 신기하다고 했다. 나도 친구 생각을 하면 아직 눈물이 난다고 서로 울고 나서 씩씩하게 우리 인생을 잘 살자고 서로 다짐하며 톡을 끝냈다.
나보다 더 어른이 된 친구 동생이 대견하면서도 그 모습을 못 본 내 친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것도 친구의 선택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트에 가면 미역을 작은 봉지로 판다. 약 8인분 정도 되는 양으로 가격은 2000원 정도 한다. 미역을 뜯어 물에 불린다. 20분 정도 불리면 8인분 양의 미역이 생긴다. 나는 미역이 많은 미역국을 좋아해서 다 넣고 끓였다. 미역국을 끓일 때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미역과 고기를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맛있다. 나는 맹물에 끓였지만 더 맛있게 끓이려면 사골국물과 물을 섞으면 더 맛있다. 시판용 사골육수를 사용해도 된다.
불린 미역의 물기를 짜서 냄비에 넣고 고기와 함께 참기름에 볶는다. 볶을 때는 밑간인 소금 후추를 뿌린다. 고기가 반 정도 익으면 물을 넣는다. 미역이 많은 게 좋으면 물을 적게, 미역이 적은 게 좋으면 물을 많이 넣는다. 그리고 끓인다.
국이 끓으면 마늘을 손톱만큼 넣어준다. 마늘을 많이 넣으면 미역 맛이 사라지고 마늘 맛만 남아서 적게 넣어준다. 그리고 간장을 한 숟가락 넣는다. 액젓이 있다면 액젓을 한 숟가락 넣어도 맛있다. 간장이나 액젓을 많이 넣으면 국물색이 시꺼멓게 변하니 적당히 넣고 나머지는 소금 간을 한다.
고소한 맛을 좋아한다면 추가로 참기름을 조금 더 넣어주고 한참 끓여주면 완성. 미역국은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 끓여두면 다음날 더 맛있는 미역국을 먹을 수 있다.
자취생들 빈혈에도 좋고, 장에도 좋고, 갑상선에도 좋고, 칼로리도 낮은 미역국. 만들어 먹어보자.
모두 밥꼭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