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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05. 2023

아니, 가을은 어디 갔지?

가을 같은 겨울



가을은

어디

갔지?


오늘

아침


가을 같은 겨울이다







빗방울이

창문을 치는 소리는

억수 같았다.


그 비는

들판과 거리를 적시며,


어둠과 함께

밤을 깊게 만들었다.


비가

그렇게 억수같이 퍼붓던

어제와 달리

오늘 아침은 한결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미세한

물방울들이 남긴 흔적은

아침 햇살 아래

반짝이며,


추억처럼

사라져 간다.

사람들의 복장은

이미 초겨울의 무늬였다.


두툼한 코트,

목도리를 둘둘 말아 올린 목,

그리고

호흡을 흰 연기로 내뿜는

모습이었다.


가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얼마 전만 해도

단풍이 멋진 가을의 경치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갑자기

한 추위가 온 세상을

휩쓸었다.

가을이 오나 싶었는데

갑자기

초겨울이다.


그리고

그것은 봄과 가을,


두 계절의 경계에서

더욱

뚜렷했다.


봄의 따스한 햇살과

꽃 향기,


가을의 단풍과

서늘한 바람 사이에서


그 짧은 간절기의 흔적을

찾기가 힘들다.


요즘은

봄과 가을이 오는 듯 사라진다.


짧아진 간절기는

마치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는 것 같아

아쉽다.

간절기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자연의 변화를 감상하며,


그 안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은

소중하다.


추운 겨울,

따뜻한 봄,

뜨거운 여름,

그리고

선선한 가을.


각 계절의 시작과 끝에서

느끼는 감정과

추억은

우리의 삶에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눈앞의 세상이

빠르게 변화할지라도,


계절의 순환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자연과의 조화를

찾아 나가게 된다.


하여,

간절기의 짧아진 시간도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하며,


그 안에서

찾아낸

작은 기쁨과 행복을 품에 안게 된다.






지금

걸친

무게의 옷이


한낮

짐이 될까

염려가 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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