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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치 Jan 03. 2024

미중 외교·안보 전쟁

- 역사는 ‘종식’되지 않고 ‘이동’한다.


1989년,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후쿠야마는 공산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의 영원한 승리를 주장했다. ‘역사의 종언’이 그것이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2008년 10월, 그는 미국식 자본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몰락했다고 일갈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미국의 고장 나고 무너진 시스템의 민낯들을 그대로 드러냈다.     


미중 패권전쟁은 양국 간의 전략경쟁이고, 체제경쟁이며, 규범질서 경쟁이다. 그 본질은 이념적 요소가 결합된 문명충돌이다. 냉전 시대의 이념전쟁은 미국의 소련 죽이기, 신냉전 시대의 이념전쟁은 미국과 서방의 중국 죽이기다.


미중 간 외교·안보 분야의 전쟁은 무역·기술·금융 전쟁보다 뜨겁다. 패권전쟁 6년 차인 2024년 초, 역사가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미중 체제·이념 전쟁  

   

2020년 5월, 미국의 ‘대중국 전략’ 보고서는 중국의 굴기를 ‘우리(미국)의 가치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한다. 부상하는 중국 그 자체와 함께 강화하고 있는 중국공산당 시진핑 총서기 체제를 가장 큰 위협요소로 보았다. 중국식 체제·이념이 미국과 미국의 패권질서를 개편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었다.   

  

세상에! 어쪄다 이런 일이...     


그동안 미국은 민주주의의 원조국이고 교과서였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인들은 나날이 무너져가는 국의 체제·이념을 걱정한다. 미국의 현실 상황은 자유와 민주, 인권과 거리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4월 28일, 방송사 뉴스앵커들과 만나 “(나는) 민주주의가 21세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미국 앞에 놓인 중대한  도전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2년 1월 미국 NBC 발표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인 76%가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답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EIU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에 따르면 2016년 이후 2023년까지 6년 동안 미국은 한국보다 한 단계 낮은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 속했다. 미국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은 국민들 대다수가 행복한 나라도 아니다. 세계적인 여론조사 업체인 입소스(IPSOS)의 ‘세계 행복 2023' 보고서는 가장 행복 수준이 높은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인들의 91%는 ’행복하다‘고 답했다. 미국은 76%로 14위, 한국은 57%로 32개국 중 31위다. 최근 중국인들의 자국 공산당·정부에 대한 만족도는 줄곧 90% 이상의 상승세에 있다. 쌍전벽해 그것이다.

    

미국의 대 중국 전략·공세  

    

천조국 미국인들에게 “민주주의는 정부의 한 형태 이상이었다. 삶의 방식이자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 지키기 위해 싸우거나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는 미국의 영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미국 현충일 기념사에서 민주주의와 독재와의 싸움을 ‘우리 시대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중국이 “강압적·공격적 방법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만의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으며, 티베트와 신장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도 국제법에 위배되는 행위들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미국의 목표는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외교전략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을 악마화해 민주 진영을 결속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반중국 전선을 강화해 중국을 고립·봉쇄, 고사·붕괴시키는 것이다.     


중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공세는 강력하고 전면적이다. 대만·홍콩·신장·티베트 문제는 물론 중국공산당 체제에 대한 공격도 불사한다. 중국이 타협할 수 없는 마지노선· 레드라인이라고 주장해 온 핵심이익을 지속적으로 시비한다.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타격하고, 흐리게 해, 중국에 스트레스를 기 위해서다.  

    

중국의 자신감, 매서워진 반격     


미국의 집요한 중국 공격은 국제사회에서 먹히고 있다. 중국은 곤혹스럽다. 사실 중국은 인류 공통의 관심사이자 중요 가치인 인권·민주·법치 면에서 후진국으로 보인다. 일당 독재체제, 중국 특색의 민주주의에 서구식 다당제와 대의제는 없다.


서구식이 보편인 시각에서 보면 중국은 형편없는 나라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여전히 중국공산당의 지도적 지위는 역사와 인민의 선택이며, 14억 인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자부한다. 중국식 체제·이념이 미국식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장차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소멸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은밀하게 자국과 중국공산당 정권의 붕괴를 추구하고 있다고 본다. 홍콩·신장 문제 개입·간섭은 사회 혼란을 조장·확대해 중국을 분열·와해시키려는 도전으다. 중국의 태도는 단호하다. 중국의 지도부가 공유하는 아래와 같은  목표·전제는 확고하다.     


“미국이 우리의 발전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려면 부유하고 강해져야 한다. 그 능력·정당성을 갖춘 유일 세력은 중국공산당이다.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살릴 수 있다.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중국을 발전시켰다. 이는 역사의 결론이고, 중국 인민의 선택이었다.”     


중국은 이제 자국의 체제·이념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식 민주주의는 금권정치화한 자본·선거 민주주의로 치부한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민주·인권을 말할 자격이 없는 미국이 민주·인권의 이름으로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며, 분열·대립을 조장해 혼란과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고 공격한다. 시진핑이 이끄는 신시대의 중국은 오천 년 중국 역사상 가장 빛나는 문명의 첨탑을 쌓아가고 있다고 자랑한다.  

   

국제사회에서 역전된 미중 진영 구도     


2020년 이후 미국이 주도한 민주주의 대 귄위주의 독재국가 간의 대결 프레임은 얼마간의 성과를 거두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대외적 이미지는 중국 조차 놀랄 정도로 크게 실추되었다.  

    

그런데 정작 미국 내의 민주주의는 기능부전 상태이다. 기층 국민들은 인권은커녕 기본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전쟁에 올인하기 위해 자국 고유의 체제·이념(자유 시장경제)을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로 수정하고 있다. 사실 미국의 국익에는 이념이라는 것이 없다. 그동안 미국의 패권은 힘이 곧 자유이고, 정의였다.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일방주의적이며, 제국주의적인 것이었다.


미국의 아프간 미군 철수와 미중 패권전쟁, 우크라(이하 우크라이나를 우크라로 지칭) 전쟁 등에서 보인 미국의 태도는 분명했다. 키신저는 최근 마지막 가는 길에 “미국에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오직 국익만이 존재할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미국만이 아니라 국제사회 정상적인 나라는 모두 대외정책에서 국익 우선을 추구한다.


최근 국제사회도 체제·이념이 아닌 국익을 중심으로 헤쳐모이고 있다. 미국 중심의 서방과 중국 중심의 비서방 국가 간의 편 가르기가 한창인데, 비서방 국가로 분류되는 나라들의 체제·이념은 각양각색이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크게는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상하이협력기구 대(VS) 미국이 주도하는 G7·나토 간의 대립, 서로 다른 문명이 중돌하는 구도다.


서구·비서구로 갈라지는 지구촌의 판세는 중국에게 유리하다. 비서구 국가들은 아직도 일방주의적인 ‘미국 우선주의’에 적극 대응하는 중국의 다자주의·세계화에 호응한다. 중국은 체제·이념보다 경제·이익에 도움이 되는 협력을 강조한다. 국제사회는 각자도생 하며 오로지 국익을 위해 헤쳐 모이고 있다.   


중동·중남미·아프리카 등 남반구 국가(Global South) 대부분은 과거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를 잊지 못한다. 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략을 비난하지만 미국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반대가 132개국이었다. 이스라엘-팔(하마스) 분쟁 관련 유엔총회 인도주의 관련 결의도 서구권 14개국만 반대했다. 2030 엑스포 유치 투표 결과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사우디 119 : 한국(탈아입미한 미국 편)+이탈리아=46이었다. 서구 30% 대 비서구 70% 비율로 갈라지는 판세가 굳어지고 있다.

     

서구 중심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23년 말(12.27~28), 5년 만에 열린 중국 중앙외사공작회의는 미중 패권전쟁 1, 2라운드에서 자국의 승리를 선언했다. 미중 패권전쟁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아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의에서 강조한 발언 요지다.     


- “중국은 대외 사업에서 큰 풍파를 헤치며 어려움과 도전에서 승리했다.

- 외교전략의 자주성·주도권을 강화했다. 중국은 국제적 영향력, 혁신적 지도력, 도덕적 호소력을 갖춘 책임  대국이 되었다.

- 중국의 발전은 전략적 기회의 시기를 맞았다. 외교가 역할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 인류운명과 세계발전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고 ‘세계 대다수의 단결'을 쟁취해야 한다. 강권정치와 집단 따돌림에 단호하게 투쟁하자.”     


시진핑 주석이 특별하게  "세계 대다수의 단결"을 강조한 것은 전혀 새로운 중국의 변화다. 중국이 190여 유엔회원국의 절대 다수인 남반부 국가들의 맹주를 자처하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은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 보편·호혜·포용의 경제글로벌화, 패권주의와 강권정치에 반대하며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전망이다.


최근 우크라 전쟁과 이스라엘-팔(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애매한 태도에 국제사회의 반응은 싸늘하다. 2024년 2월 20일, 브라질에서 개최된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즉각적인 휴전에 반대한 나라는 미국 뿐이었다. 중국에 기우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 구성국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은 아랍 국가들과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2023년 말 미중관계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보다 신중해지고 있다. 미중 양국은 상호 이견을 관리하고 경쟁이 충돌을 빚지 않도록 하는 대화한다. 사실 탈냉전 30년이 지난 이때 G2가 체제·이념 전쟁을 하는 것은 시대착오이다. 지속적인 거짓·위선이다. 이제 많은 세계인들을 누가 더 기만적으로 호도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각성한다.      


군비경쟁에서도 예전의 미국은 없다     


미중 패권전쟁 중에 발발한 우크라 전쟁은 다시 군비경쟁의 시대를 열었다. 전 세계 방산업체가 호황이다. 중국의 군사력 확장과 첨단무기 개발 속도는 눈부시다. 한주가 다르게 새로운 무기를 선보이며, 미국의 우월성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의 反접근/지역거부(A2/AD) 능력과 극초음속 미사일, 우주·사이버 공간에서의 능력 향상은 미국에 ‘추격하는 위협’이 되었다.     


미중 간의 군사력 격차는 대략 7 대 3 정도다. 중국이 전체 병력 규모와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에서만 미국을 앞선다. 다른 분야에서는 모두 미국이 우월하다. 미군은 미사일 방어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핵무기도 2019년부터 ‘사용이 가능’하고 ‘유연한’ 저위력 핵무기(W76-2)를 개발·배치했다. 우주 공간을 활용하는 레이저 무기와 레일건 개발로 방어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 출처: 필자가 관련 자료들을 취합·정리함.


중국의 군사전략 목표는 미국으로부터 오는 ‘전략 위험’에 대응하고, 전략 목표를 실현할 실력을 늘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 역내의 미군을 밀어내고, 남중국해 접근을 제한하며, 대만을 자국의 통제하에 두고자 한다.      


중국은 특히 ‘민군융합' 전략을 통해 미국보다 빠르게 첨단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에서 미국에 앞선다. 해군력은 지난 20년간 3배로 증강돼 현재 중국 전함은 360척, 낮은 위력이기는 하나 미국보다 60척이 더 많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력은 접근하는 미 항공모함을 가라앉힐 수 있는 수준이다. 스텔스 전투기(J-20)의 대량 생산도 시작했다. 중국의 AI와 머신 러닝, 사이버 보안 능력은 미중 간의 경쟁이 끝났다는 미국 내의 평가다. 앞으로 중러 간의 군사협력이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사정은 더 달라진다.     


중국은 민·군 / 중·러 협력(시너지)이라는 강점에 더해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경제력도 있다. 미중 간의 군비경쟁은 결국 경제력 경쟁이다. 중국은 빠른 속도로 핵 능력을 현대화하고, 보유 핵무기 수를 늘려가고 있다. 반면, 미국은 게임체인저인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새 무기를 만들 능력이 없다. 발사 실험에서 세번이나 실패했다. 경제적 여력과 첨단기술 혁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가채무는 매 5일마다 한국의 1년 예산만큼 늘어난다. 관련 정치·행정 시스템도 무너져있다.      


국제문제 갈등: 대만·남중국해 문제, 우크라 전쟁 등    

 

예민한 이슈인 대만·남중국해 문제     


미중관계에서 대만·남중국해 문제는 패권전쟁 시작 전부터 민감한 이슈였다. 양 지역 모두 양국이 양보할 수 없는 전략적·지정학적 이익이 걸려있다.      


중국에게 대만은 영토완정·통일과 태평양 진출에 필수적인 마지노선이고 레드라인이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문제에서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까지 경고한다. 미국에게도 대만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대만을 내주면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의 패권이 위험해진다.      


남중국해에 대한 양국의 이해관계도 첨예하다. 중국에게 남중국해는 일대일로와 중국몽 실현에 필수적인 거점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은 남중국해를 봉쇄해 중국을 포위하는 것이다.


제해권의 확보·유지는 19세기부터 미국 대외정책 우선순위 1이다. 1941년, 지정학지 스파이크만이 미국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아시아의 지중해' 로 지목한 남중국해는 미래의 국제질서가 결정될 수 있는 곳이다.     


최근 미중 간의 대만·남중국해 전쟁 양상은 군사 충돌도 불사하는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들이 미국에 스트레스를 가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두 문제 모두 민감한 이슈인 만큼 양국은 레드라인을 고려하면서 행동하고 있다.

    

우리의 주 관심사인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미국이 대만 독립을 추구할 이익은 크지 않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의 직접개입 여부도 불확실하다.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나 최고의 중국전문가 키신저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중국이 스스로 자국에 유리한 대세를 그르칠 리는 없다. 미국도 대만 해협에서 중국과 전면전을 치룰 바보는 아니다. 미국에는 70여 년 전 국공내전에서 국민당군을 지원해 실패한 아픈 경험도 있다.      


남중국해 문제는 동 해역의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 간의 대결이다. 중국에 남중국해는 본토 방어뿐 아니라 대만 독립을 견제하고, 대외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긴요한 전략적 거점이다. 미 해군력을 방어하고, 자국 수입 물동량의 80%가 지나가는 말라카 해협을 확보해야 할 지정학적 이유도 다. 무엇보다 남중국해는 중국의 잠수함들이 활동하는데 필요한 심해 안보핵심지역이다. 미국에게는 해양 패권, 나아가 인도-태평양 패권이 걸린 지역이다.     


어느 한쪽도 양보하거나 물러설 수 없다. 양국 모두 남중국해를 사실상의 '영해'로 간주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미중 간의 군사적 충돌은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항행의 자유작전’으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를 저지하기는 쉽지 않다. 충돌을 각오하지 않는 한 인공섬 건설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거나 무기 배치를 막을 수도 없다. 따라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는 미중 간의 패권전쟁이 끝날 때쯤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패권전쟁의 미래를 결정할 우크라 전쟁     


유라시아 패권 장악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벌이는 우크라 전쟁은 미중 패권전쟁과 연계돼 있다. 우크라 전쟁은 한반도의 조선시대 병자호란과 6.25 한국전쟁과 유사하다. 복잡한 지정학적·역사적 맥락이 부른 비극이다.     


미국의 목표는 일단 나토의 결집력을 복구하고, 유럽연합(EU)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나아가 주적인 중국의 친구 러시아의 힘을 최대한 빼 미래 중국과의 일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 사이를 떼어놓을 수 있다면 최선이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를 도우면 중국도 공공의 적인 ‘침략자’의 일원으로 낙인찍을 수 있다.      


중국은 ‘전쟁과 (미국의) 러시아 규제 반대’ 입장을 견지하면서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딜레마다. 전쟁이 자국과 미국·유럽·러시아 ·우크라, 석유가스 자원 등과 연계돼 복잡하다. 남북한이 생산한 무기들이 대거 투입돼 남북한 무기전쟁이기도 하다. 미국과 러시아의 국내 사정도 있다.


중국이 문제해결 방안으로 제안한 ‘12개 항’은 교집합을 찾기 어렵다. 중국은 자국이 평화의 지도자·중재자로 자리매김되면 좋으나, 중요한 것은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러시아가 승리하면 추후 미국과의 일전이 용이해질 것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희생양 우크라는 6.25전쟁 시 한반도처럼 처참하게 파괴될 것이다. 러시아도 자칫 구소련의 붕괴를 가져온 아프간 10년 전쟁을 반복할 수 있다. 유럽은 쇠퇴가 더 가속화되면서 우쿠라 전쟁 지원은 한계를 맞을 것이다. 미국도 총알이 바닥나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대전으로 치닫고 있는 우크라 전쟁의 앞날을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러시아를 설득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뿐.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한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 없이 어떤 국제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동맹과 함께'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우크라 전쟁의 결과는 미중관계는 물론 국제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아래 <표>와 같이 우크라 전쟁에서 미국과 중국은 상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 그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우나 분명한 것은 우크라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변화는 중국에 유리한 방향이다. 

* 출처: 필자가 관련 자료들을 취합·정리함.


미국에게 우크라 전쟁이 중국과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면 갈수록 미국의 우크라 지원은 증가될 것이다. 우크라의 패배는 패권전쟁 중인 미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원한 우크라 전쟁에서 서방이 패배하면 이는 미국의 마지막 군사적 실수가 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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