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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치 Jan 10. 2024

미중 우주·사이버 전쟁

- 꿈은 이루어진다.

 

세상은 지구 안에서 밖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 확장되었다. 

달은 탐험의 대상에서 활용의 대상이다. 지정학적 공간도 사이버·우주 공간으로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는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지배할 것이다. 우주 공간은 아직 무주공산(無主空山). 미중 패권전쟁은 핵심전략기술인 우주기술에서 승부가 날 것이다.

     

우주·우주기술은 국가안보전략의 핵심 축     


제2의 우주시대에 우주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1,000여 개의 각종 인공위성으로부터 오는 정보가 끊어지면 국가·사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핸드폰, 위성 TV, 원격회의·교육 등이 올스톱 된다.


미중 전략경쟁에서도 우주는 복합 안보의 공간이자 첨단기술이 작용하는 핵심 축이다. 21세기의 우주경쟁은 글로벌 리더십과 과학기술, 경제·군사·외교·가치규범 등 복합적인 안보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모두 우주기술을 핵심 전략기술로 규정했다. 양국 간 세력전이의 정점에서 최종 승부처는 사이버·우주 전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관건은 통신위성·GPS 등을 파괴해 적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정밀 원거리 공격무기와 AI로봇 드론, 양자 정보통신기술로 적을 제압, 승리하는 것이다.

      

패권전쟁에서 우주기술이 중요한 이유

      

과거의 전쟁은 주로 육·해·공 3차원 공간에서의 물리적 파괴가 중심이었다. 미래전은 우주의 위성정보에 의존하는 정보통신·무기체계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전이 될 것이다. 이 전쟁에서는 보다 더 빠르고 더 효과적으로 킬체인을 완료할 수 있게 도와줄 정보·전투 네트워크 역량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나아가 미래전은 첨단화된 정보자산과 C4 ISR(지휘·통제·통신·정보·탐색·정찰) 능력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보장하는 정보전이다. 장거리 정밀유도 무기에 의한 정밀타격전, 무인화 장비에 의한 원격전이 병행될 것이다.  


모든 지상의 작전에는 우주 작전에서 획득한 정보, 정밀 유도, 전장환경 인식 등이 필요하다. 전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주의 군사적 이용은 확대되고, 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무기로 ‘AI로봇’을 장착한 드론을 지목한다. 최첨단 양자 컴퓨팅·인터넷 기술은 미중 패권전쟁의 승패를 가릴 무기다.


제2의 우주시대, 군사력이 열세인 중국은 미군의 압도적 군사력을 능가할 필요가 없다. 북한이 비대칭 핵무기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처럼, 미군의 몇 가지 '전략적 결함'을 공략하기만 하면 된다.  '손자병법' 나라의 중국군은 사이버·우주 기술, 양자컴퓨팅 능력을 조합해 미군의 네트워크 통신을 무력화하고, 전략군의 발을 묶을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초(超) 네트워크전 양상에 대비해 적을 정밀하게 파괴·마비시키는 역량이 필요하다. 2차적으로는 자국의 네트워크가 적에 의해 파괴될 경우에 대비해 독립적인 자율무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는 핵무기·항모·전략폭격기가 쓸모없는 시대다. 미래전의 전투는 물리적 파괴 보다 상대방의 전투력을 교란·마비시키는 ‘소프트 킬(soft kill)’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이버·우주 전쟁은 피를 흘리지 않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악! 소리가 나지 않고, 어! 어! 왜? 큰 일났네! 하다 끝날 것이다.          


미중 간의 시아버·우주 전쟁 현황     


미중 간의 우주전쟁은 2015년 중국이  우주군을  창설하고, 특히 2022년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면서 본격화되었다. 미국과 중국은 아래 <표>와 같이 우주 과학·탐사 분야 이외 지구 관측과 발사체, 위성통신, 내비게이션, 우주안보·조기경보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의 우주 전략과 기술 개발      


미국은 우주를 미래 전장의 종착지로 본다. 우주에서의 국방역량 부재·약화는 전쟁의 실패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의 위협 인식은 상상을 초월하는 중국의 군사혁신 때문이다. 중국의 첨단기술 혁신 수준에 대한 미국 내의 평가는 중국이 AI·양자컴퓨팅 등에서 이미 자국을 능가해 미국이 “지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벌써 미국의 우주군사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미국은 군사 분야에서 격차를 좁혀오는 중국에 대해 육·해·공군력을 넘어 사이버·우주 분야까지 다영역 복합전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기술혁신이 세력전이의 게임체인저가 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3차 상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먼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군사력 변환에 적용, 완전히 새로운 전장(戰場) 환경에서 중국을 누른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목표는 중국의 '우주굴기'를 견제하고, 우주자원 경쟁에서 자국의 리더십을 굳히는 것이다. 미국은 2019년 우주사령부를 창설했다. 국가안보국(NSA)을 중심으로 사이버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대기권 밖의 무인정찰기인 X-37B는 우주무기화와 우주드론 시대를 열었다. 이를 토대로 미국은 우주공간에 위성과 로봇, 드론으로 구성된 '트리플 캐노피'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주전쟁에서도 미국은 ‘동맹과 함께’하고 있다. 2026년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는 동맹·파트너들과 함께 우주외교전략 프레임웤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2년 NATO 정상회의는 중국의 구조적 도전에 우주전에서도 공동 대응키로 했다. 쿼드(QUAD) 첫 대면 정상회담도 회원국들이  '우주·사이버'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미국 내 민간 차원에서의 우주 개발도 주목된다. 민간항공우주 기업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는  ‘스타링크’ 라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링크는 약 550km 상공 저궤도 위성으로 지연 속도가 낮고 빠른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통신망이 파괴돼 인터넷 서비스를 쓸 수 없는 전쟁·재난 지역에서도 저궤도 위성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도 2018년부터 ‘프로젝트 카이퍼’라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 서비스를 준비해 최근 시험위성 테스트에 나섰다.


중국의 우주 전략·기술 개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를 괴롭히면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다.” 2021년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시진핑 주석의 경고다.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군사 역량을 이뤄내는 일은 시진핑 중국몽(中國夢)의 시작과 끝이다.  

    

중국은 우주몽(우주강국) 실현을 목표로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한다. 중국에게 우주공간은 현대전을 수행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군사능력을 축소하는데 필요한 수단이다. 시진핑 주석이 강조해 온 "결정적인 순간에 쓸 수 있는 절대적인 기술"은 바로 한 방으로 끝낼 수 있는 첨단 우주·사이버 기술에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거나 전자폭탄·레이저빔 공격을 통해 위성 기능을 마비시키는 우주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양자컴퓨터, 빅데이터 처리, AI·클라우드 네트워크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 미래전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2015년에 우주군을 창설하고, 곧 위성요격 능력을 갖췄다. 2021년 10월 미국 합참이 실시한 대만해협 워게임에서 중국은 재밍(jamming)과 위성 파괴로 미국의 지휘·명령 네트워크를 전쟁 발발 즉시 두절시켰다. 중국은 260여 기의 감시정찰위성을 포함 500여 기의 인공위성을 운용한다. 총 400여 회의 우주발사체도 실험했다. 현재 30여만 명의 인력이 각종 우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우주 탐사뿐 아니라 위성 항법과 통신·기상·지도 등 다양한 우주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금년부터 중국은 독립적인 인터넷망인 '중국판 스타링크' 구축에 나섰다. 중국이 'GW'라는 코드명으로 추진 중인 자체 위성통신망 구축 프로젝트는 2035년까지 위성 2만 6000개 이상을 쏘아 올려 전 세계를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약 5000개의 위성으로 구축·운영 중이다.   


중국의 우주 굴기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후발 주자의 이점과 함께 독자적인 기술·자본에 러시아의 앞선 기술력·경험이 결합해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달 기지 건설과 소행성 탐사 등에 협력키로 하면서 양국이 우주 패권을 장악할 태세다.      


경제·안보가 맞물린 사이버 공간     


우주 공간 못지않게 중요한 공간은 사이버 공간이다. 사이버 공격의 종류는 다양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사이버 무기를 사용해 군사 네트워크와 전력망 같은 중요한 공공시설을 조용히 끊을 수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사회적·국가적 대혼란을 촉발할 것이다. 국가의 안위는 물론 경제적 번영·혜택의 전제는 사이버 공간의 안전·신뢰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안보가 맞물린 새로운 대결 공간에서 외부의 공격·위협에 대응하는 사어버 안보를 국가의 중요 정책과제로 삼고 있다. 강조점은 물리적 영역에서 데이터 수집·처리, 네트워크 침투, 심리 조종 등의 정보 영역으로 옮겨 가고 있다. 탄력적이고 안전한 통신 보장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중요한 인프라, 민감한 네트워크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세계 정보통신 업계를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며 화웨이·ZTE 등을 규제하고 있다. 빈번한 해킹 공격의 배후로 중국의 국가안전부와 연계된 해커들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러시아·북한 등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경우 국가안보국(NSA)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사이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야말로 사이버 공격을 일삼는 나라라고 비난한다. 후발주자인 중국은 첨단 양자컴퓨터 개발과 사이버 공간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보안을 강화하고자 한다. 미중 패권전쟁은 사이버 공간을 양분화할 태세다. 중국은 미국이 관리·통제하고 있는 세계 인터넷을 바꿀 새로운 IP를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UN 산하 국제통신연합(ITU)에 ‘뉴 IP’란 인터넷 표준을 제안했다.

 

사이버 보안의 핵심은 암호화 기술이다. 양자 컴퓨터·인터넷은 사이버 안보와 세력전이의 게임체인저다. 빠른 속도로 다변수 계산 능력이 탁월한 양자컴퓨팅은 모든 암호를 풀어내고, 해킹·도청을 막아내며, 적의 스텔스기의 위치도 정확하게 알아낸다. 미중 양국은 양자역학을 활용한 통신시스템과 빠른 속도, 우수한 보안성을 갖춘 양자인터넷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괄목할만한 중국의 우주굴기     


최근 미중 간의 우주전쟁은 미국의 지체 속에 중국이 계속 굴기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공격적인 우주 개발에 미국이 대응·방어하는 모양새다. 후발주자의 이점을 가진 중국은 러시아의 축적된 기술력을 흡수하며 미국과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4년 앞선 2015년부터 우주군을 운영하고 있다. 10여 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국가 차원의 민군융합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톈궁이라는 유인 우주정거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몌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중국은 AI로봇과 머신러닝 경쟁,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위성통신시스템을 보호하는 기술에서 미국보다 앞서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중국이 잠재적인 첨단과학기술과 산업경쟁력에서 미국을 추월했다는 것이다. 이에 기초한 중국의 우주굴기는 향후 미중 패권경쟁에서 전략적 요소가 될 것이다. 우주시대에 준비된 국가가 미래의 경쟁력을 갖고 국제질서를 주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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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우주전쟁 능력은 아직 의문이다.     


다만, 몇 가지 확인된 사실이 있다. 우선, 현재 중국의 첨단기술력이 구현해 내는 각종 무기·전략을 미국이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둘째, 중국이 지속적인 군사 변환을 통해 미래전 수행에 적합한 무기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셋째, 중국의 경제성장 잠재 역량이 미국보다 크고, 2030년경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다는 예측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우주전쟁도 결국 경제력이다. 과학기술력의 소산이다. 구소련과의 우주 군비경쟁에서 승리했던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까? 구소련이 미국의 전략방위구상(SDI)인 ‘스타워즈(Star Wars)'에서 패배한 것은 군비부담의 한계에 있었다. 지금 미국은 경제침체 등으로 대 중국 군사적 우위가 날로 약화하고 있다. 2023년 12월 기준 미국의 국가부채는 34조 9,366만 달러(한화 4경 4,526조 원)다.      


미국의 쇠락과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중 패권전쟁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슷한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거나, 앞서가는 영역들이 늘고 있다. 중국은 다시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으로 상대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고, 상대적 우세를 축적하고자 한다. 중국이 총력전을 펼쳐 이미 동등하거나 우세를 보이고 있는 우주·사이버 기술 분야에서 특히 그러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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