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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꿈, 상가주택 입문기

[40 중반전] 내게 (간절히) 상가주택 한 채가 있다면

by 파란카피

갑자기 불장, 틈나면 임장


바야흐로 부동산 불장이 었다. 2020년~2021년의 2년은 그야말로 불씨만 지펴도 활활 타오르는 불장의 롤러코스트였다. 2년간 주말이면 혼자, 혹은 아이와 함께 집 가까운 곳에서부터 근교까지 산책을 겸한 임장을 다녔다. 퇴근 후 시간이 되면 궁금했던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구역을 산보하듯 걷고 또 걸었다. 그러면서 시야는 넓어졌고, 부동산에 관심 있는 가까운 지인들, 부동산 소장님들과의 소통을 통해 정보력은 커졌다. 골프보다 부동산이 재미있었고, 알수록 신세계였다. 이런 관심 덕분에 작은 부동산 강의도 몇 차례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업무를 끝낸 퇴근 이후의 시간에 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인천 연수구, 미추홀구도, 경기도 안성, 평택도, 청주도, 강원도 강릉, 원주도, 경남 진주, 창원도, 부산의 극초기 재건축, 재개발에 이르기까지 소액 물건을 찾고 또 찾았다. 부산은 직접 그 현장을 임장하고 부동산을 찾았다. 그렇게 1년 반의 시간을 지내며 아파트 한 채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버리지 못하고 모두 마음속 리스트로만 남겨놓았다. 그런 물건들은 조금만 지나도 몇 천씩 뛰어있고 심지어 억대를 호가하는 상황들이 바로 눈앞에서 벌어졌다. 지인들은 하나 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파트는 끝물, 상가주택은 시작


대단지 아파트 뒤 재개발 예정지 인근 초등학교 옆 평지 코너 상가


사람 심리란 게 사려고 했던 물건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망설이게 된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그런 거 상관없이 오름에 편승해 더 오른 만큼을 가져갈 수 있지만 나 같은 트리플 A형인 평범한 직장인은 그게 쉽지 않다. 결국 눈앞에서 오르고 또 오르고, 더 이상 안 오르겠지 하는데도 또 올라서 아, 아파트는 이제 아니다라고 스스로 답을 내린 순간, 상가주택이 눈에 들어왔다. 주택이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고 상가주택은 이미 매물이 소진되어가는 무렵이었다. 임장 포인트를 달리 했다. 아파트 중심의 임장에서 주택, 상가주택을 포인트로 부산 전역을 카테고리로 동래구, 연제구를 중심으로 주말 임장을 이어갔다. 사직동 VS 거제동의 최종 선택에서 사직동을 선택했다. 지하철에서는 10분 거리지만 바로 옆 재개발 호재와 더불어 초등학교 바로 옆 코너 상가주택이라는 입지가 끌렸다. 1층에 상가 3개와 2층의 주택, 가까운 미래를 감안했을 때 유레카, 바로 여기였다.


창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용기 있는 자들만의 열매


상가주택 옆에 위치한 핫플 카페 빌라 빌레쿨라


10년 만기가 도래하는 상가가 하나 있어 잠시 와이프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연장 의사가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과학을 가르치는 와이프의 작은 공부방을 할까? 동네 아이들과 글을 함께 쓰는 나의 카페 겸 글쓰기 교실을 열까? 글쓰기 교실은 이름을 시;집으로 와이프의 과학 공부방은 과학;집으로 해서 집 시리즈로 만들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참 행복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직장인인 내가 언제? 우리 아이 케어하기도 바쁜 와이프가 어떻게?라는 생각으로 일찌감치 생각을 접게 되었다. 창업을 하는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순간들이었기에 잊을 수 없는 해프닝으로 오래오래 간직할 생각이다. 창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하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용기 있는 자들만의 달콤한 열매가 아닐까.


언젠가는 신축, 건물주를 꿈꾸며


서울 출장길 이태원에서 발견한 럭셔리한 신축 상가건물


또 하나 행복한 상상은 바로 언젠가, 그 언젠가 이곳을 신축하게 된다면 어떤 컨셉으로, 어떤 층별 상가 구성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다. 신축을 할 만큼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에 앞서 말한 그저 행복한 상상이지만 언젠가를 생각하며 부지런히 잘 지어진 신축 건물을 보고 있다. 덕분에 임장의 방향도 달라졌다. 출장 가는 길에도, 코로나로 여행을 갈 순 없지만 가족과 집 가까운 산책길에도 시야의 포인트는 늘 작은 신축 건물이다. 언젠가는 나도 작지만 행복한 건물주가 되는 꿈을 꾸며...


주택을 상가 갤러리로! 360도 변신에 성공한 작가 성백



세계적인 예술 작가 성백은 부산대 앞뒤 주택을 매입 후 1년여의 셀프 컨셉의 리모델링으로 360도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일반 주택이었던 앞뒤 두 집을 연결해 갤러리와 카페를 겸한 복합 문화공간 머지(merge)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머지를 중심으로 상가로 개발되지 않았던 주택가는 이내 상가 골목으로 하나씩 개발되어 가고 있다. 각종 문화 전시, 공연으로 코로나 시국에도 꾸준히 공간 활용이 이어지는 이곳은 기존 상가주택을 매도하는 것보다 기존 주택을 매도해 상가로 용도 변경하는 사례로 케이스 스터디할만하다. 어딜 가도, 무얼 봐도 모든 것이 배움 가득한 신기한 부동산의 세상이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꿈이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다. 상상하고, 꿈을 그리 고, 실천하고, 성취하는 직장인의 삶, 돈이 없다는 것도, 시간이 없다는 것도, 방법을 모른다는 것도 모두가 맞지만 틀린 말이다.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투자를 찾지 않았고, 시간이 없어도 남는 시간을 활용할 의지가 없었고, 무한한 정보의 세상에서 방법을 찾지 않은 탓이다. 결국 당신이 문제이니 오늘 당장 해답을 찾아보라.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3년 안에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5년 후 나의 모습에 대한 플랜을 짜라.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바로 액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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