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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슬기로운 임장 생활

[직장인 부동산 노하우 1] 틈만 나면 떠나라

by 파란카피
임장(臨場) :
임장(臨場)은 현장에 임한다.(나오다)는 뜻이다. 보통은 부동산 쪽에서 쓰이는 단어로, "임장 한다"라고 하면, 부동산을 사려고 할 때 직접 해당 지역에 가서 탐방하는 것을 말하며, 발품 판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관심 있는 지역의 주변 시세나 인프라, 교통, 편의시설, 학군, 지역 분위기 등등, 여러 가지 궁금했던 점과 필요한 정보를 직접 가서 알아보는 행위들을 포함한다. 직접 생활할 집을 구하는 쪽 보다도, 주로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알아보러 다니는 것으로 쓰이며, 부동산 가격이 오를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 현지 공인중개사에게 정보를 얻는다든지, 등기를 뽑아본다든지, 탐사를 한다. 출처 : 나무위키


부동산의 목표를 세우고, 타깃을 정하라.


굳이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임장은 언제든 가능하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작은 바로 나의 옛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추억 여행이다. 지역이 다르다면 어쩔 수 없지만 같은 지역 내에 있다면 그 시절 그 동네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비교를 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허투루 봐왔던 학교 옆 상점이, 건물이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후 선호하는 지역별 리스트업을 해보자. 이번 달의 임장지 1, 2, 3순위를 매기고 그곳의 전체를 훑어보며 지금과 미래 가치를 머릿속에 가슴속에 그려보자. 이런 과정을 거치면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 중인 곳으로 한 단계 높여서 선호하는 지역을 리스트업 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 기존의 입소문이 난 재개발, 재건축이 아닌 종합적인 스스로의 분석과 느낌 좋은 감이 가미된 자신만의 안목이 담긴 구역을 그려낼 수 있다. 이쯤 되면 어느새 부동산 플래닛(bdsplanet.com)에 들어가 생각한 그 지역의 노후도와 주변 실거래가를 체크하고 있을 당신이 눈에 선하다. 이 과정이 모두 끝이 나면 최종 목표로 정해진 물건을 리스트업하고 그곳을 더욱 다각적인 관점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주택은 주택으로서, 상가는 상가로서, 꼬마빌딩은 꼬마빌딩으로서, 주거의 목적과 임대의 목적 등 목적에 따른 시간대별, 타깃별 확인을 통해 실속 있는, 슬기로운 임장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임장이라기보다 산책이라고 생각하라.


KakaoTalk_20220305_180116931_03.jpg 임장 중에 만난 부산 두구동의 살고 싶은 단독주택들


모르겠다.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가들에게 임장은 생존과도 같은 과정이겠지만 직장인 부동산인 내겐 임장은 산책을 겸한 마실의 일환으로 통했다. 꼭 가야 할 곳이라는 의무적인 업무의 연장이 아닌 주말 3시간의 틈이 생기면 후다닥 다녀올 수 있는 도보 운동의 가치 있는 코스, 그런 마인드로 늘 걷고 또 걸었다. 거창한 임장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잠깐 바람을 쐬러 가는 길, 자연 보다 집, 건물을 더 눈에 담는 시간이 많았을 뿐. 그러니 가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고, 가도 꼭 해야 할 의무 사항은 없었다. 물론 사고자 마음먹은 물건이 있어 면밀히 봐야 하는 상황에서의 임장은 접근 자체가 달랐다.


어디를 가든 유의 깊게 타깃을 찾고, 사진에 담아두라.


KakaoTalk_20220304_220714647_01.jpg 임장하기 좋은 부산 남천동


나는 순간순간 모든 사물의 사진을 찍는 습관이 있다. 매끼 음식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고 석 달에 한 번 모든 사진을 외장하드에 저장해 삶의 궤적을 남긴다. SNS를 통해 소통하고 인생의 기록으로 남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꼭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임장을 가서도 마찬가지다,. 그곳 전체의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고, 타깃으로 삼은 물건에 대해 면밀히 담는다. 그곳에 다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담고, 다각도로 남겨 놓는 게 핵 이득이다. 지역별 물건을 비교할 때 꼭 그 사진들이 긴밀히 필요한 순간이 생긴다. 임장은 산책이고, 기록이며, 또한 시간이 지나면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임장을 간 부동산 한 두 곳에 시세를 문의하고 연락처를 남기고 오라.


산책처럼 간다고 진짜 산책만 하고 오라는 얘기는 아니다. 산책을 가더라도 그곳의 시세는 분명히 확인하고 와야 한다. 그곳에서 잘한다는 부동산에 미리 연락하거나 잘하게 보이는 부동산에 들어가 살 의지를 내비쳐야 한다. 부동산 소장님은 사러 온 사람인지, 맛을 보러 온 사람인지 대번에 알아차린다. 맛을 보러 온 사람에게 소장님은 더 맛있는 음식을 내놓진 않는다. 적극적인 사람에게 더 맛있는, 돈 되는 부동산을 꺼내놓는 게 인지상정. 물론 케바케, 사바사지만 대부분의 부동산은 그렇다. 적극적으로 물건을 묻고 물건이 없다면 연락처를 남기고 와야 한다. 그렇게 부동산과의 인연을 자연스럽게 이어가자. 결국 부동산 소장님은 더 친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는 사람에게 기울기 마련이다. 부동산 소장님도 결국 사람이니까.


스스로 디벨로퍼라는 자신감으로 알려지지 않은 구역을 스스로 찾아내라.


KakaoTalk_20220305_180116931_02.jpg 지도도 좋지만 그 지역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정상에서 전체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드러난, 알려진 곳에만 가, 볼 건가. 나의 판단과 직관을 믿고 나만의 임장 코스로 미래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 뇌피셜로 추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최근엔 저 광안리 바닷가 한가운데에 네모를 그리고선 광안 9구역이라고 써놓은 화가도 본 적이 있다. 서울의 지도를, 부산의 지도를 확 펼쳐서 보라.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도를 쫙 펼쳐서 보라. 더 크고, 더 넓은 곳은 아직도 많다. 다만 우리가 찾지 못했을 뿐이다. 내가 사는 동네를 시작으로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이슈에 귀 기울이며, 호재 탐사를 떠나자. 큰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라 작은 관심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쉬운 부동산 용어부터 섭렵하고, 트렌드를 익혀가자.


틈만 나면 떠나라.


2년을 쉼 없이 다녔다. 퇴근 후든 주말이든 일을 우선으로, 가족을 우선으로 3순위로 남는 시간을 모두 모아 곳곳을 누볐다. 그렇다고 부동산은 사서 팔고 한 것도 아니다. 그냥 걸었다. 부동산이 좋았고, 궁금했고, 즐거웠다. 1년 전에 갔던 곳의 상가주택이 1년이 지난 지금 얼마가 되었는지 궁금했고 퀴즈를 풀 듯 짜릿했다. 분명 될 거라 확신했던 곳이 여지없이 플래카드가 나붙었고 어느 순간 범접할 수 없는 먼 곳의 님이 되어있었다. 이렇듯 부동산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투자의 신세계였으며, 뛰는 만큼 돌아오는 보람의 전당이었다. 일하기도 바쁜데 언제 가냐는 나약한 소리는 집어치워라. 일이 바쁜 게 아니라 당신이 게으른 거다. 자신의 탓을 남 탓으로 돌리는 당신의 습관일 뿐이다. 지금 당장, 떠나라. 스케줄 따위는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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