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
겨우내 비어놓은 논바닥에 밑거름을 뿌렸어요.
농촌에도 수작업은 줄어들고 기계로 농사를 짓는 모습은 흔히 보여요.
특히 밭에 비해서 논농사는 특히 농기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모심기 전부터 벼타작에 이르기까지 과정마다 각종 농기계로 짓고 있어요.
몇년전부터 농협에서 실행하고 있는 드론 방제 작업은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고요.
전에는 새벽녁부터 레미콘과 닮은 방제 트럭이 좁은 농로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든지 간에 뛰어나가 방제작업에 동참을 하여야 했어요.
그러던 중에 웃지 못할 사고도 벌어져 애를 먹어야 했던 일도 잊을 수 없어요.
덩치큰 방제트럭이 미처 균형을 잃고 기우뚱한 채로 농로길에 엎어져 버려서 동네사람들이 모두 달려오고 난리법석이 났던 거예요.
물론 동네 이장님은 처음 방제 트럭이 들어올 때부터 동네 들녁에 나와 함께 하셨고요.
우여곡절끝에 방제는 마무리 되었고 방제트럭도 되돌아가서 동네 사람들이 모두 한시름을 놓았지요.
요즘에 드론방제는 몇 시에 작업을 했는지 소리소문도 없이 살짝 와서 후딱 방제작업을 해요.
나중에 농민들의 핸드폰으로 방제작업 완료 문자를 확인 차원에서 보내주기도 하고요.
외국에서 너른 벌판에서 비행기들이 방제 작업을 하는 것을 신기하게 구경하듯 보았던 게 무색하게 드론방제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야말로 벼농사를 지으며 기술 발전의 혜택을 특히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아랫녁 들판에서는 모내기가 벌써 이뤄진 곳이 많나봐요.
하긴 같은 지역에서도 동네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보름씩 시간차이를 두고 모내기 작업을 하고 있어요.
밑거름을 뿌리고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어주고 며칠 지나서 물대기를 시작하였어요.
이틀만에 물이 제법 가득 차올랐고요.
한데 논 둑 사이에 두더지들이 구멍을 뚫어놓기도 하는 지 담아놓은 물이 줄줄 빠져나가는 게 여간 골치가 아픈게 아니에요.
남편이 시간이 날때마다 장화를 싣고 삽을 들고 나가 물이 빠지는 곳을 찾아다니면서 논의 물을 가둬두려 애쓰고 있어요.
저녁 어스름이 뒷산으로 넘어갈 때쯤 어김없이 논바닥에 숨어있던 개구리들이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요.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울어대는 지라 당최 모른 척 할수가 없어요.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보면 그중에 톡톡 튀듯 엉뚱한 소리도 한데 엉켜 있고요.
분명히 개구리 울음소리와는 색다른 소리, 두꺼비 아니면 맹꽁이가 아닐까해요.
언젠가 두꺼비가 마당에 올라왔던 날도 기억이 나네요.
손바닥만한 두툼한 모습으로 개구리와는 다른 육중한 몸피를 자랑하여 쉬이 잊을 수가 없어요.
깊은 밤 두 귀를 아무리 틀어막아도 들을 수 밖에 없는 개구리들의 떼창.
막을 수 없으니 차라리 즐겨 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나도모르게 글감이 되어 자작시로 짓고요.
아파트에선 밤에 무슨 소리가 들렸던가.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아니면 윗집에서 쿵쿵 거리는 생활속 잡다한 소리를 들어야 했던 것 같아요.
담배 냄새가 올라오는 괴로움못지 않게 층간소음으로 인한 괴로움도 클 수 있고요.
그에 비해 시골마을에서 살아가니 아침마다 새들의 소리를 가장 많이 듣게 되어요.
주로 참새, 까치와 까마귀는 흔히 보이고, 어쩌다 독수리도 만날 수 있고요.
아파트 시절에 비해 귀가 편안한 편이에요.
글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열어놓은 창문밖에서 이름모를 새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어요.
오월은 내내 개구리들이 활개를 치는 계절이고요.
글쓰기를 하면서 오월 모내기철, 개구리들이 밤이면 밤마다 노래자랑을 마음껏 펼치는 것도 새삼스레 바라보게 되어요.
밤과 낮이 그렇게 다를 수 도 있구나.
밤에는 개구리들이 모두 뛰쳐나와서 달빛아래서 마구 놀아대는 것처럼 시끌벅적한데 아침이면 모두 곯아떨어져 자는 지 아무런 자취를 찾을래야 찾을 수 없어요.
이맘때만 들리는 정취라고 여기면서 지내고 있어요.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들고, 새들의 수다로 아침을 맞고요.
진심에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