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것네 메들리』 자작시를 올려요

일요시

by 심풀


죽것네 메들리





아까워 죽것네


나만 감기


억울해 죽것네




딸년의 건강식


맛읇서 죽것네


약 먹으려 삼키는 소나기밥


목메어 죽것네




한평생 징그러운 집구석 노인네


안 죽어 죽것네


염소탕,십전대보탕,사슴피


핥아도


핥아도


기운 없어 죽것네




안 씹어 못 씹어 치과


돈 무서워 죽것네


10년만,


작년만,


어제만도 못한 오늘이


그날 일 까 힘빠져 죽것네




진짜 이대로 가라면


못살아 죽것네.


천번 만번 죽것네를 불러도


가기 싫어 죽것네.




오퍼센트, 자작시☆










엄마의 입버릇이 마음에 남아 『죽것네』 자작시를 지었어요.

역설적인 표현인지 하루에도 수시로 '죽것네'를 반복하시거든요.

시적화자인 엄마의 시선으로 표현해보았고요.

아무리 팔순이 넘었기로서니 저 세상 가고픈 마음은 없지요.

추측하건대 100세노인일지라도 하루만이라도 아름다운 이세상에서 살고 싶어할 것 같아요.

나이를 떠나 속마음은 그럴 것이리라.

상대적으로 훨씬 많아도 더 살고 싶은 마음은 본능인 것이니까.

사람으로서 갖는 생존본능에 좋고 나쁨의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고요.

다만 엄마가 '죽것네'를 외칠때마다 '죽기 싫다'로 들리곤 해요.

시에 등장한 '딸년'이 누구인지 이미 아시지요.

이미 글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거울보듯 그려볼 수 있으니.

아버지의 병원치레로 병원 식당의 저염식을 맛보고 느낀 바가 커서 웬만하면 싱겁게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복잡한 조리과정보다는 단순하고 쉬운 요리를 즐기고요.

재료 본래의 맛으로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 그야말로 순수한 음식에 가깝게요.

엄마는 맹물같은 음식이라면서 맛없다고 늘 불평을 하셔요.

"니가 만든 거는 간이 안 맞어, 당최 맛이 읇서."

엄마는 엄마식대로 고추간장이나 동치미, 소금에 푹 절인 조기 등의 짠 반찬을 주로 드셔요.

그와 달리 다른 가족들은 싱겁게 조리된 음식을 먹고 지내고요.



SE-b3e2fb45-7afd-491d-88ae-bfa05feb649c.jpg?type=w773 화분 위의 그림 ☆



엄마는 아픈 아버지를 빤히 곁에 두고 보약을 지어 숨겨놓고 드시곤 해요.

"니 아부지 몰래 먹을라니 그것도 눈치보이는 구만."

엄마는 겸연쩍어 하면서 보약을 끊이지 않고 잡수시면서 은근슬쩍 마음이 켕기는 눈치에요.

아버지는 병원약으로 살아가시는 지라 보약을 드시는 것도 병원에서는 권하지 않았고요.

특히 한방으로 짓는 일체의 보약이 과연 몸에 좋은 것일까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무슨 성분이 들었는지 모르는 온갖 보약관련 제품에 눈독을 들이는 엄마에요.

그렇다고 말릴 재간도 없으니 엄마 본인만 드시는 게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요.

한의원도 멀고 한방으로 지은 보약이나 각종 탕종류는 더욱 먼 이야기.

플라시보 효과인지 갖가지 보약을 먹어야 감기도 걸리지 않는다면서 무조건 신봉하시니 말릴 수도 없어요.

"아무개 친구는 하도 보약을 먹어서 그런지 감기도 안걸리더만."

친구이야기까지 꺼내면서 보약의 효능을 말씀하시니 말문이 막혀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말지요.

행여 효과가 있겠느냐는 속엣말을 어찌 꺼낼 수 있겠어요.

괜히 엄마의 마음에 생채기만 내는 일인게 뻔하니까요.

"뭔지 모르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하셔요."

얼마전에는 건강원에 통해 염소탕을 주문하는 중이에요.

시골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염소를 약재를 넣고 끓여 드셔야 봄에 기운이 날 것 같다니 하는 수 없는 일이에요.

엄마의 입버릇, '죽것네'가 들리는 듯 귓전에 다시 맴도네요.

엄마가 무조건적으로 믿는 보약의 힘을 빌어서라도 활기차게 생활하셨으면 해요.

그 덕택에 봄에 기운차게 호미질을 하고 밭일을 할 수 있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니까요.

진심에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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