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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을 하면 자존감도 오를까?

[오늘의 심리학 #096]


Better Body, Better Self?

 Why so many people are likely to undergo plastic surgery in the new year.

 Posted Jan 02, 2020 Heather Widdows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perfect-me/202001/better-body-better-self




* 주요 내용

- 외면이 아름다워질수록 내면도 아름다워지는가?
- 새해 결심을 보면 대다수 신체에 관한 것이다. 운동을 더 하거나 식단을 바꾸거나 살을 뺀다 등 아름다움을 위한 내용이 많다. 그것을 위해 심지어 위험을 무릅쓰기도 한다.

- 성형 수술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미국은 1,800만명이 성형 수술을 했다. 전 세계적으로 1인당 시술 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이 100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 BBC가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영국 여성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성형 수술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가꾸는 것과 같다고 했으며, 66%는 성형 수술을 받았거나 수술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하였다.
- 정상의 범주는 항상 바뀌기에 수술을 받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성형 수술 자체가 정상적인 인식이 될 수 있다. 어느 순간 왁싱샵이 늘어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 허나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신체변형장애(BDD)를 앓고 있는 환자가 늘고 있다.
- 외면을 바꾸는게 불안, 수치심, 실패의 감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Bandi Thinks



 일단 본 저널은 기본 어조가 '성형 수술을 통해 외면을 아름답게 하는 것'을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필자의 생각과도 약간 다른 부분이 있네요.


© geralt, 출처 Pixabay


 상담 중엔 '행동주의 상담'이라는 기법도 있습니다. 주로 어린 아이나 동물 훈육에서 볼 수 있어요. 정신분석의 열풍이 잠잠해진 후 기적의 상담법으로 관심을 끌다가 채 빛을 보지 못 하고 잠잠해진 기법이기도 합니다. 상담가 중에도 "나는 행동주의 상담을 주 기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어요. 인지정서행동치료(REBT) 정도에나 나올 정도로 행동치료의 입지는 줄었습니다.



 행동주의 상담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과 실천을 통해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행동이 바뀌면 주변 환경이 달라지며 생각과 정서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볼까요?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아이가 있네요. 아이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상담가는 아이 손을 붙잡고 밖으로 나가서 함께 축구를 합니다. 처음엔 익숙해하지 않던 아이는 점점 축구공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상담을 마치며 아이에게 하루 1시간씩 달리기를 제안한 상담가는 상담 5회만에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선생님! 체육 시간에 애들하고 축구했더니 애들이 저랑 놀아줘요! 저 이제 왕따 아니에요!"


 외로움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좋아했던 남자들은 모두 자신을 거부했다며 차라리 자살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상담가는 그녀에게 운동과 화장 연습을 하게끔 합니다. 살이 점점 빠지고, 자신에게 맞는 화장법도 익히게 된 여성은 상담 3달만에 남자 친구가 생겼음을 고백합니다.



 이런 경우 충분히 있을 수 있죠. 나의 행동이 변화하면 주위 환경과 반응도 그에 어우러져 변화하기 마련이니까요. 일단 환경을 바꾸고나면 생각과 감정 역시도 변화의 여지를 낼 수 있겠죠.



 그렇기에 성형이 그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말은 어폐가 있습니다. 성공적인 외면 바꾸기로 환경을 변화시키고, 기존엔 느끼지 못 했던 감정과 생각 역시 할 수 있으니까요. 외모 지상주의를 탈피하라고들 하지만 글쎄요. 제 생각엔 외모도 개인이 갖고 태어나는 선천적 능력 중에 하나입니다. 좋은 머리를 갖고 태어나거나 탁월한 운동 신경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처럼 남들에게 호감을 주는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도 능력이잖아요.



 자신에게 없는 능력으로 인해 멸시, 차별 받으며 균등한 기회를 받지 못 했던 이가 외면의 변화를 통해 그것을 극복하려 한다면 여기엔 얼마나 많은 설움의 역사가 있었겠어요. 성형이 무조건 어리석다고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 geralt, 출처 Pixabay


 그러나 그렇다고 저널의 내용이 무조건 편견이라고 할수도 없어요. 예로 들었던 두 상담 사례를 더 살펴볼까요?


 축구를 통해 친구들의 관심을 얻고 새로운 친구가 생긴 아이는 심한 감기 몸살을 앓던 어느 날 기어코 체육 시간에 축구를 하겠다고 나갔다가 그만 고열로 운동장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남자 친구와 6개월 간의 연애를 끝으로 이별을 통보 받은 여성은 자신의 몸무게를 이별의 원인으로 돌리며 무리한 금식, 효능이 불분명한 다이어트 약을 과다 섭취하다가 거식증과 폭식증을 거듭하게 됩니다.



 끔찍하네요.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황이 변한 것까진 좋아요. 그러나 상황을 변하게 한 자신의 변화가 사라지는 순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는 강박을 갖기 쉽습니다. 변화의 폭이 드라마틱하게 커질 수록 더더욱 그러겠죠. 행복을 가져다준 파랑새라 생각하며 집착하는 거에요.


 성형 수술의 심리적 부작용도 같은 선상으로 생각 가능합니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오지 않으면 아직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 때문이라 생각하며 만족을 못 해요.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이하면 그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 더욱 수술에 집착합니다. 결과가 어떻든 집착과 재시술로 이어진다니 소름 돋네요.









 가장 좋은 건 외모지상주의가 사라지는 겁니다. 제가 말하는 외모지상주의는 외모를 아예 신경쓰지 않고 살라는 게 아니에요. 호감적인 외모에 반응하는 건 본능이니까요. 다만 소위 못 생긴 외모를 지녔다고 해서 사회의 온갖 차별과 핍박 속에 쑤셔넣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전 외모 때문에 아예 기회도 주지 않는 것보다 "너 못 생겼어. 머리 참 좋아. 순발력 있어. 옷 정말 못 입어." 이렇게 하나하나 독립적으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훨씬 올바르다고 봐요.



 허나 외모지상주의는 사라지지 않겠죠. 사라지길 바라는 건 이상론이에요. 

 현실적인 대안은 환경의 변화와 함께 내면의 치유와 새로운 경험 역시도 열어서 그 사람이 넓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바뀐 환경 하에 새롭게 들릴 수 있는 다양한 내면을 가꾸는 거 너무 좋잖아요.



 그런 의미로 반디심리연구소의 이름으로 제안합니다. 성형외과는 병원에 심리상담사를 고용함으로써 외면의 자신감을 얻은 이들이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콜라보레이션, 피처링 모두 상호 간의 이득을 위한 누이 좋고 매부 좋고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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