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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쩌면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사람?

[오늘의 심리학 #137.]

© miteneva, 출처 Unsplash



가스라이팅에 유독 취약한 사람은 어릴 때부터 결정된다.



 최근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 용어가 상당히 번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당황했었어요. 왜냐하면 학부, 석사 과정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거든요. 비슷한 뜻으로 그루밍 범죄를 들어본 적은 있으나, 전공자에게도 생소한 이 개념이 어느 순간 대중적인 용어가 되어서 흥미롭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실 이 단어를 쓰고 있는 지금도 확신은 안 섭니다. 학술적 기반이 있는 건지 아니면 대중 수요에 따라 만들어진 개념인지 출처를 찾지 못 했거든요. 그러니 가스라이팅보다 '점점 자신의 의견과 마음에 확신을 갖지 못 하고 상대에게 휘둘리게 되는 연애 상태'를 초점으로 둔다고 생각해주세요. 이하 '가스라이팅'이라고 적으며 설명하겠습니다.



- 부모의 이중적인 태도는 심리적 학대이다.
- 비난 역시 위험하다. 아이의 잘못이 아닌 일에 비난을 한다면 아이는 어린 나이부터 상대방을 눈치본다.
- 자신의 결혼 생활, 삶의 불행을 아이를 비난하며 푸는 경우도 있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을 가스라이터라고 한다고 합니다. 이 가스라이터들의 특징은 일관되지 않은 모습으로 어떨 때는 차갑고 화를 내지만, 어떨 때는 그 누구보다 자상하고 상대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일이 계속 되다보면 피해자는 자신의 의도와 판단을 점점 믿지 못 합니다. 어떻게든 상대방이 기분 좋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만약 상대의 기분이 상했다면 그건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나의 판단이 줄어들고 상대의 판단이 중요해집니다. 결국 이렇게 얘기하죠.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요. 앞으로 잘할게요."



 이런 모습은 부모의 이중적인 태도에서 왔을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는 취약합니다. 그러나 상대의 기분, 상황 속 분위기를 읽는 능력은 충분합니다. 일을 하며 받았던 스트레스를 집에 와서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푸는 부모, 자신의 개인적인 스트레스나 불행한 삶을 아이 앞에서 푸는 부모의 모습이 자녀에겐 죄책감으로 나타납니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우리 엄마 아빠가 더 행복했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요.



 이런 경우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배제한 채 부모의 기쁨만을 위해 노력하는 '착한 아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의 착한 모습을 보며 부모가 기뻐합니다. 네 덕분에 엄마아빠가 편하네. 누굴 닮아 이렇게 착할까? 이런 이야기가 자녀의 행동을 강화시킵니다. 인간이기에 자연스레 가질 수 있는 짜증, 서운함, 분노 등은 표현 못 하게 됩니다. 그건 '나쁜 거'니까요.


 나아가 이 나쁜 것을 계속 하는 나 자신이 '잘못되었다.' '믿을 수 없다.' 고 여깁니다. 자연스러운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 하니 당연히 혼란스럽죠. 결국 이렇게 생각하는 게 편한 거에요. '상대방이 화나면 내 잘못, 상대방이 기뻐하면 다행', '내가 어떻든 상대방이 사랑해서 그랬다고 하면 그건 사랑, 상대방이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내 잘못'



- 우리 가족은 문제 없었다고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 겉으로 보기엔 완벽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우리는 인정하기 힘들다.
- 인정은 곧 '나를 사랑, 지지해주는 유일한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 했음을 인정하는 것', '이미 부모가 심어준 왜곡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힘들다.
- 부모가 당신에게 양면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그들 역시 미숙했을 뿐 당신에 대한 애정은 있었을 것이다.
- 애정과 부모의 행동을 구분하라. 부모의 모습 그 무엇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어쩌면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사람은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통해 안심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아니 사실 사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네가 필요해. 사랑해." 라는 말을 들어야 내 존재 의미가 있으니까요.




 확실하게 말할게요. 당신의 그 생각은 틀렸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식의 철학적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물론 당신이 100%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잘못된 판단도 할 거고, 가끔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화내지 않아도 될 상황에 화가 나거나, 이기적인 생각이 머리를 스치울 수 있습니다. 근데 그게 뭐 어때서요?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잘못된 판단이었다면 반성하고 조심하면 됩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돼요.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이 미숙했을 뿐이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긴 자체를 뭐라 하지 마세요. 사람이니까 당연한 겁니다. 이 당연한 것을 당신의 죄책감으로 연결짓지 마세요.




 부모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로써 자녀를 사랑하지만 인간으로써 인간에게 실수도 합니다. 미숙할수록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니 부모가 당신에게 보이는 행동과 말을 부모의 사랑 / 인간적 실수로 구분하세요.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부모라면 당신이 착한 일을 할 때만 사랑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사랑을 거두지 않습니다. 조건부 사랑, 좋게 들리세요?







 이 말이 '가스라이팅 당하는 당신이 문제야!' 라고 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타깝게도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이들이 있고, 가스라이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입니다. 가스라이팅을 하려는 사람일수록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사람들에게 꼬이겠죠. 그래서 그런 거에요.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s://brunch.co.kr/@3fbaksghkrk/198



 가스라이팅이 대중적인 용어가 되어버린 것은 어쩌면 대중적으로 가스라이팅에 필적하는 상황을 겪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거겠죠. 사회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정서적인 건강도 안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그게 앞으로도 제가 해나가야 할 일이겠죠.






* 추천 자료


1. 최악의 관계 패턴 'Ghosting'

 우리나라에서 가스라이팅이 유행할 때 미국에선 고스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충분한 대화 없이 모든 책임과 걱정을 상대에게 밀어넣는 잠수 이별에 대한 설명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141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bHqEQ9LJ2_Q





2. 만남의 막바지를 나타내는 확실한 신호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죠. 만남의 마지막을 알려주는 신호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123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G7uJeUYepzo





3. 왜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ㅄ일까?

 만남마다 상처를 갖고 돌아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에 대한 심리학적인 이유 설명드립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198




* 출처 자료


Gaslighting Instead of Love

 Surviving your own mother and father.

 Posted Apr 14, 2020 Iskra Fileva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the-philosophers-diaries/202004/gaslighting-instead-love




* 반디심리연구소에서 상담을 받고 싶은 분은? / 강의를 요청하고 싶다면?

https://www.bandiboys.com/q-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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