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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오늘의 심리학 #173.] 심리적 응급처치 (PFA)


 여러분,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시나요?

 실제로 해본 적은 없을 지 몰라도 들어보긴 했을 겁니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위기 상황에 빠질 지 아무도 모릅니다. 전 국민에게 기본적인 응급 처치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사고 피해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입니다.

 그런데 마음의 위기 상황에도 할 수 있는 응급처치 방법이 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바로 심리적 응급처치(PFA) 입니다.


- 재난은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다. 
-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의 삶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순간, 부정적인 감정에 대처할 수 있다.
- 사람들이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회복 과정의 시작이다.

- 심리적 응급처치(PFA)는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도 똑같이 배우고 사용할 수 있다.


 재난 현장에 의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재난 현장에 심리 전문가가 있다면 더 좋겠죠.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를 대비하여 심리적 응급처치(PFA)는 일반인도 똑같이 배우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상담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긴급히 사용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인 거죠.


 발 빠른 대처가 사망을 막듯이 발 빠른 PFA가 트라우마를 막을 수 있습니다.

 심리적 응급처치(PFA)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까요?


* 심리적 응급처치(PFA)의 다섯가지 요소

1. 사람들이 안전을 느끼도록 돕는다.
 - 배가 고프고 추위에 떠는 등 기본적인 욕구를 걱정할 때 불안이 생긴다.
 - 음식 제공, 안전한 장소 제공 등을 지원하고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2. 그들의 감정을 관리하도록 돕기 위한 평온한 느낌 조성.
 - 강렬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기
 - 상황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기
 - 사회화, 운동, 명상, 숨쉬기 등으로 휴식을 취하게 하기.
 - 요점은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하는 것이다. (내어놓기를 강요하지 말라!)


 재난마다 다르지만, 대규모 재난 상황일수록 그 안은 아비규환입니다.

 모두 자기가 알고 싶은 정보가 있고, 필요한 물품이 있습니다.

 발 빠른 움직임으로 대피소를 만들고, 구호 물품을 구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상황에서 심리적 응급처치는 '대피소와 구호물품으로의 정확한 정보 안내'가 됩니다. 물이 필요한 이에게 "물 언제든지 먹을 수 있으니 안심해도 괜찮아요.", 춥다고 하는 이에게 "모포를 주고, 온도를 올려줄테니 걱정 마세요." 라고 얘기한다면 이들의 불안도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습니다.


 또,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재난 현장에서 "자! 내게 모든 걸 말하세요! 저는 전문가입니다!" 이러는 분이 계세요. 그러시면 안 됩니다. 당장에 사고가 나서 가족의 안위가 궁금하고, 앞으로가 막막한 이들에게 전문가가 무슨 소용이겠어요? 

 오히려 옆에서 지속적으로 손을 잡아주고, 괜찮다고 하며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 피해자들도 마음을 터놓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라포(관계) 형성이에요.

 "말을 해야 트라우마가 안 생겨!" 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말하고 싶게끔 환경을 조성해야겠죠?



3. 통제력과 자기 효능감을 찾도록 돕는다.
 - 위기에 닥쳤을 때 사람들은 무기력에 시달린다.
 - 그들 역시 문제 해결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대처 방안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4. 사회적 연결망을 확인시킨다.
 - 옆에 함께 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도록 노력한다.
 - 물리적으로 힘들다면 가상 플랫폼을 통해서라도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다.

5. 희망을 고취시킨다.
 - 인간에겐 회복력이 있고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


 피해자, 약자를 지나치게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도록 합니다.

 "저는 괜찮아요. 저도 무언가 도울게요!" 라고 하는 피해자가 있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적절한 선으로 역할을 부여하세요. 아픈 사람이 있으면 도울 방법을 알려주시고, 이곳저곳 안부를 묻도록 도와주세요.

 피해자를 마냥 약자로 여기고 "지금 뭘 하겠다는 거야? 위험하니까 앉아있어!" 라고 하지 마세요. 그들 역시 '스스로 무언가를 했다.' 는 통제감과 자기 효능감을 갖도록 존중해야 합니다.


 또, 그 사람이 고립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무언가 할 일이 있어서 자리를 이탈해야 할 때는 꼭 "지금 어떤 일로, 어디에 있을 거야." 확실히 알려야 해요. 잠시 떨어지더라도 필요할 때 언제든지 부를 수 있다면 불안을 낮출 수 있습니다.

 요즘은 SNS 등의 연결 체제도 충분히 많잖아요.


 무엇보다 그들은 많은 것을 잃고 불안과 절망에 빠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금 몸을 움직일 수 있으니, 숨 쉴 수 있으니,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의사 소통을 할 수 있으니 희망이 있습니다. 그들의 사소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시선을 돌릴 수 있도록 끊임 없이 도와주세요. 물론 강요는 안 됩니다. 반발을 일으키니까요.





 심리 정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중요성이 대두되는만큼 PFA 와 관련된 움직임도 조금씩 커질 거라 예상합니다. 어느 순간에나 중요한 건 연대니까요.


 아래는 WHO에서 무료 배포하는 심리적 응급처치 매뉴얼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꼭 한 번 읽어보세요.



* 추천 자료


1. 나의 괴로운 기억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것

 - 트라우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도울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151


2. 트라우마 없이 코로나를 이겨내는 10가지 방법

 - 코로나 사태 역시 커다란 재난입니다. 이 재난을 이겨내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334



* 출처 자료


We Could All Use Some Psychological First Aid

These five elements can help psychological recovery after a crisis.

Posted Jul 16, 2020 Mary McNaughton-Cassill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mental-health-matters/202007/we-could-all-use-some-psychological-first-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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