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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강의가 필요할까?

월간 형아쌤 제작 후일담 [2]

https://brunch.co.kr/@3fbaksghkrk/570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월간 형아쌤 후일담을 적도록 하겠다.

 쓰면서 놀랐다. 강의 하나하나 만들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이어서 가도록 하자.


21년 5월 월간 형아쌤
10. 세상은 좋아지는데 나는 왜 힘들까?


 내가 충격 받았던 대목이 바로 '요즘 아이들은 어른 되기를 싫어한다.' 였다.

 뿐만 아니라 이미 몸은 어른인 이들도 어른 됨을 거부하고 있음을 느끼며 '이건 심각한데...' 하는 위기감을 느꼈다.

 점점 닫혀가는 척박한 사회 속에서 남탓과 분노, 혐오만 늘고 있는 곳에서 나는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단순히 '그게 더 좋으니까.' '미덕이니까' 가 아니라 정말 설득력 있는 강의를 만들고 싶었다.


 이 강의의 구성은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아들러가 얘기했던 '사회적 관심' 이라는 주제를 말하기 위해 많은 대목을 짚고 논한다.

 케케 묵은 관심이 아니라 정말 이 세상에, 나에게 필요하구나 절감할 수 있도록 구성에 공을 들였다.


 헌데 이 강의를 진행하는 날 초입부에 채팅의 대부분은 '세상이 뭘 좋아져요? 지금이 훨씬 살기 힘든데!' 였다.

 마음 아픈 시작이었다. 과연 지치고 실망한 그들에게 나의 강의가 닿을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라고 본다. 관점의 전환을 줄 수 있었으니까.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강의로 수준급이라고 자부한다.



21년 6월 월간 형아쌤
11. 내담자에게 알리고픈 심리상담 이야기

 정말 즐겁게 만든 강의이다.

 유튜브를 통해 내내 '내담자가 똑똑해져야 한다. 그러면 내담자를 속이는 상담사는 도태되고 진짜 실력 있는 상담사만 살아남는다.' 얘기했지만, 실제 내담자에게 심리상담을 전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비슷한 형태의 질문을 받고 있었다. 나쁜 상담사의 특징, 자신이 받은 상담에 대한 의문, 오히려 상처 입고 상담을 닫게 된 내담자들의 이야기까지. 그런 내담자들이 모두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칼을 빼든 게 이 강의이다.


 특히 이 맘 때 심리서비스법으로 시끌시끌하여 '전문성 있는 심리상담사' 에 대한 의견이 뜨거운 감자였다.

 나는 자격증과 학위가 전문성을 증명하지 않는다는 주의이므로 

 '이 강의 만들고나면 상담사들이 또 나를 엄청 욕하겠지...?' 하는 우려가 들었다.

 그래서 어땠냐고? 앞서 말했듯 만드는 내내 즐겁고 힘들지 않았다.


 마음 같아선 무료 공개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는 강의이다.

 상담에 상처 받고, 자신의 경험에 의문인 이들이라면 이 강의에서 제시하는 상담 판단 척도를 꼭 해보기를.

 내담자에게 알리고픈 내용을 가득 담아낸 보물 같은 강의!




21년 7월 월간 형아쌤
12. 돈을 알아야 내 삶의 주인이 된다!


 돈에 대한 강의는 언젠가 꼭 한 번 만들고 싶었다.

 유튜브를 봐도, 강의 컨텐츠를 봐도 짧은 시간 안에 큰 돈을 많은 노력 없이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하나같이 그들은 추종자들의 추앙을 받는다.


 슬픈 일이다. 그들에게 있어 돈이란 찢어 죽일만큼 애증 어린 대상일테니.

 헌데 정작 그 '돈'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 서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빠  데이브 램지와 딸 레이첼 크루즈가 공저한 '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라는 책에 나오는 책임 지는 금전적 태도를 소개하고 그 것을 자연스레 실존주의적 삶의 태도와 연결 지어 만든 본 강의는 지금 생각해도 교묘하고 효과적이다.


 부디 이 강의를 많은 사람이 보고 돈의 주인이 되기를 바란다.

 돈에 억눌린 삶이라니 당신의 실존이 슬퍼할테니까.




21년 8월 월간 형아쌤
13. 우리는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강의에 값을 매기라면 나는 250만원을 책정하겠다.

 매달 고퀄리티의 월간 형아쌤을 만들었던 나지만 그 중에도 이 강의는 형아쌤의 정수를 담았다.

 사회심리학적인 접근과 시선, 그것을 개인, 집단 심리적으로 분석하는 힘에 마지막 영성적인 삶의 태도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이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경계'이다.

 강의 준비를 위해 켄 윌버의 무경계를 읽었는데 읽자마자 빠져들어서 해야 할 일 다 제쳐두고 정독했었다.

 경계의 개념을 통해 계단 심리학을 더욱 정비할 수 있었고, 이를 쉽게 구독자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형태의 강의로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이 강의에서 마음에 드는 건 옴니버스형 구조라는 점이다.

 총 4가지의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같은 지점에서 만난다. '삶'이라는 녀석의 다양한 층으로 나뉠 뿐이다.

 게다가 이 강의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었던 '호오포노포노'의 원리는 내 삶에서 만난 기적이다.

 이를 소개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양질의 강의이자, 다양한 시도였던 21년 상반기 월간 형아쌤이 쌓아올린 힘을 그대로 담아 폭파한 강의.


 아, 정정하겠다. 500만원짜리 강의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21년 9월 월간 형아쌤
14. 당신의 그 때는 어떤 기분이신가요?

 슬램덩크의 마무리 멘트를 써야겠다.


...그러나 이 강의가 세바시로 진출할 일은 없었다.

21년 8월 강의와의 사투에 모든 힘을 쏟아낸 형아쌤은

이어지는 21년 9월 월간 형아쌤에선 거짓말처럼 준비를 못 했다.


 8월 강의에 전부를 쏟아부은 이후 후유증이 심했다.

 그 어떤 강의를 만들어도 이전 강의만 못 할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강의 주제를 정했다, 접었다를 반복하였고, 어느 덧 21년 9월 월간 형아쌤을 해야 하는 때가 왔다.


 고민이 되었다. 뭘 하지?

 머리 속 한 켠에 강의 고민을 하며 내가 다닌 강의 활동 내역 포스팅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문득 떠올랐다.

 '어? 여기에서 활용 중인 구조화 집단 상담 form을 토대로 유튜브에서 집단상담을 하는 건 어떨까?'


 좋은 생각 같았다. 꼭 일방향 강의만 해야 할 필요도 없었고, 유튜브에서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 지 실험도 필요했다.

 그래서 이 강의가 만들어졌다.

 본 강의에 들어가는 구조화 집단상담의 내용은 내가 매달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수강명령 청소년 집단상담에서 활용하고 있다.

 다년간의 경험 상 아이들이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내어놓기에 이만한 게 없다.


 감사하게도 구독자들 역시 진솔하고 소중하게 랜선 집단상담에 참여해주었고, 푸근한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월간 형아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해준 계기이기도 하다.


 (특강이 아닌 집단 상담 형식이기 때문에 별도의 제안서는 없음.)




21년 10월 월간 형아쌤
15. 만나지 않아도 닿을 수 있습니다.

 9월에 '구조화 된 집단상담'이 유튜브 채팅을 통해서도 가능함을 알게 되었으니 10월 강의를 준비할 때 '그럼 비구조화 집단상담도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든 건 어찌보면 당연한 흐름이다.

 게다가 이 맘 때 비대면 심리상담에 대한 온라인 강의 수요가 들어와 열심히 만들었던 강의 내용도 있었다.

 그래서 비대면 심리상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한 뒤 유튜브와 카톡 오픈채팅의 익명성을 활용한 비구조화 채팅 집단상담을 시도했다.

 월간 형아쌤을 함께 하는 분들의 적극적인 자기 표현이 이어졌고, 거기엔 비난과 충고보단 이해와 위로가 가득했다.


 9월과 10월은 실험적인 시도였다.

 인상 깊었고 그 가능성을 알 수 있던 시간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매 달 준비하던 지식 중심의 강의에서 벗어나 즉흥적인 강의었기에 내게도 휴식이 되었다.


 구독자들과 다양한 참여형 컨텐츠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주기도 했던 강의.


 (특강이 아닌 집단 상담 형식이기 때문에 별도의 제안서는 없음.)




21년 11월 월간 형아쌤
16.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받았나요?

 21년 상반기 월간 형아쌤은 유익했지만, 지나치게 독특했다.

 자부하건데 그 어디를 가도 저런 강의 보지 못 할 거다.

 헌데 그러다보니 새로운 경험에 열려있지 않은 이들은 월간 형아쌤에 접근하지 못 했다.

 그래서 이번 강의의 목표는 '전문가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을만한 내용을 가지고 형아쌤 만의 테이스티를 넣어보자.' 였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게 교류분석 이론이었다.


 교류분석은 기업에서도, 관계에서도, 상담 장면에서도 많이 활용한다.

 내용이 심플하면서도 명확하기에 인지 중심 상담사도, 정서 중심 상담사도 활용하기 쉽다.

 하지만 교류분석의 표면이 아닌 깊은 수준의 이해를 쉽게 설명하는 강의 또한 찾기 힘들다.


 21년 11월 월간 형아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받았나요?> 는 교류분석 자체보다, 관계를 교류분석의 시선으로 해부하고 공감대 있는 사례를 넣어 공감할 수 있는 강의이다.

 깊이를 기준으로 하면 다른 월간 형아쌤에 비해 얕다고 할 수 있지만, 월간 형아쌤 초입자에게 맞는 순한 맛이기도 하다. 


 사랑을 시작하고 익어가는 모든 연인이 이 강의를 볼 수 있기를!




21년 12월 월간 형아쌤
17. 저는 당신이 살았으면 해요.

 자부하는 강의이고, 사랑하는 강의이다.

 세상에 상당히 많은 자살 관련 특강 자료가 있겠지만, 이 강의만큼 자살과 자해의 심리적 기제 그리고 그 당사자로써 있는 이의 심정, 주변 사람의 심정, 주변 사람이 어떠한 이해적 태도로 이들을 바라봐야 하는 지 알려주는 강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살에 대한 강의이기 때문에 분명 만드는 과정에서 걱정이 있었다.

 내용은 온정적이고, 오히려 자살 관련 이슈로 괴로워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그 단어가 주는 무게감에 압도되어 이후 내용을 못 들으면 그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섬세하게 신경쓰고 문구 하나하나 조심하며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굉장한 수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니게 될 자살 예방 특강, 자해 예방 교육 혹은 관련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살아남은 분들' 에게 선사할 수 있는 커다란 선물과 같은 강의이다. 월간 형아쌤의 다양한 주제 중에서도 '만들기를 참 잘 했다!' 셀프 칭찬하는 강의.


 모두에게 '죽지마' 보다 '저는 당신이 살았으면 해요.' 라고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리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 강의를 볼 수 있게 되기를.





 20년 월간 형아쌤이 그 동안 내가 상담을 하며 의문을 가지고 그것에 나름의 답을 내었던 내용을 강의 형식으로 만들었다면,

 21년 월간 형아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강의가 필요할까? 하는 고민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비단 개인의 심리 뿐만 아니라 참 다양한 주제를 월간 형아쌤으로 다룰 수 있었다.

 강의마다 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양질의 노력을 담았다.

 그렇게 월간 형아쌤과 함께 발전했던 21년이었다.


 22년 월간 형아쌤은 또 양상이 다르다. 

 이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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