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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만드는 과정은 그 어떤 공부보다 값진 시간이었다

월간 형아쌤 제작 후일담 [3]

https://brunch.co.kr/@3fbaksghkrk/570

https://brunch.co.kr/@3fbaksghkrk/573



 후일담 3편이다.

 22년 월간 형아쌤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었을지 정리해보겠다.


22년 1월 월간 형아쌤
18. 그 누구라도 만날 수 있는 인간관계 핵심 메뉴얼


 신년을 맞이하다보면 사람이 참 비합리적이 된다. 

 뭔가 작년과 달라야 할 것 같고, 새롭고 더욱 발전해야 할 것 같은 욕심이 생긴다. 따지고보면 인위의 분절성에 따른 개념일 뿐, 언제나 어제가 있었고 오늘이라는 지금이 있을 뿐인데.

 하지만 22년을 맞이한 나에게 1월 월간 형아쌤은 다소 부담이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었고, 수강자가 많았으면 했고, 아무쪼록 큰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당연하지만 욕심이 커지면 실행 자체를 못 하게 된다.

 이번 월간 형아쌤도 그래서 쫓기듯이 만들었다.

 하지만 그 퀄리티를 묻는다면 말할 수 있다. 이 강의는 '필견'이다.

 사실 이 강의는 나의 독창적인 강의라기보단 '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라는 책의 내용을 정리하여 형아쌤 테이스트로 전달하는 쪽에 가깝다.

 이 강의가 필견일 수 있는 이유는 그 책이 필견 도서이기 때문이다.


 만들다보니 점점 욕심이 생겨서 공을 많이 들였다.

 결과적으로 역대급 PPT가 나왔다. 강의 자료라기보다 하나의 이야기 책을 만들었다는 느낌.

 하지만 그 내용은 깊다. 메뉴얼, 법칙 이런 말 안 좋아하는 내가 제목에 당당하게 인간 관계 핵심 메뉴얼이라고 쓸 수 있었던 이유가 있지 않겠나.

 이 강의를 보고나면 인간 관계의 핵심적 진리를 알 수 있다.

 진리를 알게 되었을 때 그걸 삼키느냐 뱉느냐는 본 사람들의 선택이지.


 22년 시작이 괜찮은데?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만족스러운 강의!

 게다가 쉬워서 취급하기에도 부담 없는 테이스트이다.




22년 2월 월간 형아쌤
19. 심리상담사의 성장 단계

 표지의 감각하며 이미지에서 함축하고 있는 의미까지!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내용과 듣는 이의 수요를 모두 섭렵한 강의이다.


 사실 내 채널은 수련생과 초심자의 비율이 높다. 일반 내담자의 수도 굉장하지만 역시 전공생을 무시할 수 없지.

 그들에게 '지금 당신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앞으로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얘기하고 대비시키고 싶었다.

 숨은 뜻으론 '만약 지금 소개하는 단계에 공감하지 못 한다면 당신은 안주할 게 아니라 벽을 깨고 나올 때이다.' 를 말하고자 했다.


 과연 누가 지금까지 강의에서 '심리상담사의 성장' 에 대해서 다루었겠는가?

 정말 많은 전공 책을 뒤져가며 강의 초안을 마련하였고, PPT로 제작하는 작업을 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강의일수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심으로 만들게 된다.


 이 강의는 상담사가 현재 자기 자신을 점검할 때 듣기 안성맞춤인 강의이다.

 당연히 애정한다. 진심을 가득 담아서.

 실제로 강의를 듣고난 뒤 '그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 하고 고민하던 부분이 많이 해결되었다.' 는 피드백이 많았다.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은 강의라고 할 수 있겠지.


 심리상담사라면 각 단계마다 한 번씩 보며 자기 점검을 해야 하기에 적어도 4번은 봐야하지 않을까?





22년 3월 월간 형아쌤
20. 우리나라의 성교육은 단단히 잘못되었다.

 21년 후기부터 가족세우기 워크숍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과거 대화스님에게 받았던 소중한 삶의 지혜, 인생에 대한 태도를 다시금 볼 수 있는 그 장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 배움 중 인상 깊었던 대목이 바로 '생명 에너지' 에 대한 부분이었다.

 특히 에너지는 적정량으로 소모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때 생기는 다양한 부작용을 보게 되면서 '제대로 된 성교육 강의 하나 만들어야겠네!' 싶었다. 조금씩 성에 대한 폐쇄적인 태도가 열려가고 있는 듯 하지만 그 인식과 별개로 우린 여전히 성에 대해 '무지'하다.


 그 가르침의 내용을 형아쌤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소개해도 되겠냐는 질문에 지도자께서 보내주신 답장을 첨부하겠다.

 '트레이닝 과정에서 제공된 내용은 우리의 전유물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빌헬름 라이히의 발견물들이므로 당연히 사용하셔도 돼요. 접근하기도 어렵고 전달하기도 그닥 쉽지 않은 주제인데, 진형씨라면 잘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여겨져요.'


 이렇게까지 들었는데 힘을 안 줄 수야 없지!

 그 결과 내 기준에 Top Class 수준의 성교육 자료가 만들어졌다.

 어른, 특히 부모 세대라면 꼭 한 번은 들었으면 하는 성에 대한 특강이다.

 듣다보면 '아, 내가 그간 정말 무지했구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만큼 쿡 찌르고 화~ 하게 연고 바르는 강의이다.


 어른을 위한 성교육 이런 시간이 있다면 꼭 이 강의를 추천한다.





22년 4월 월간 형아쌤
21. 당신 안에 우주가 잠들어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나다. 하지만 그런 내가 가면 이성을 잃고 흥분하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이다.

 그곳은 보물창고이다. 그 많은 지혜가 장르별로 모여 있는데, 저렴하다니!

 그래서 알라딘을 가면 매번 예상에 없던 지출이 생긴다.

 <빅 히스토리>는 그런 충동으로 샀던 책이다. 


 내 심리극의 롤모델이기도 한 선배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었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 관련 개념을 따라 새로운 책을 읽는 식으로 했는데 어느 덧 심리에서 시작했던 책이 양자역학까지 가더라."

 그 말씀은 내게 소름이었다.

 맞다. 만학은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결국 계단 심리학의 '내 덕' 단계를 얘기하기 위해선 '인과'와 '연기'에 대한 근거 또한 쌓아야 한다.

 내가 곧 우주이며 우주가 곧 나임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얘기할 수 있는 강의는 언젠가 꼭 필요했다.

 물론 이 강의에 참가자가 많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누가 심리학 채널 와서 우주 얘기를 듣고 싶겠나.

 하지만 본 강의에서 다루는 빅 히스토리. 그 과정에 태어난 인간이라는 존재. 그리고 그 인간을 이해하는 존재론적인 방법까지!


 내게도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정리한 강의이기 때문에 준비도, 강의 진행도 힘들었지만

 그 무엇보다 든든한 보물로 비축에 성공한 강의이다. 도전했고 성공했다.


 심리학이 영성적인 차원으로 접어들 때 이해가 되지 않고, 불편감이 생긴다면 꼭 이 강의를 추천한다.

 묘하고 깊은 강의이다.





22년 5월 월간 형아쌤
22. 당신의 삶을 죽이는 랜선 증후군

 가끔 강의 주제가 번뜩하고 떠오를 때가 있다.

 이 강의가 딱 그랬다.

 브런치에 해외 저널을 번역하여 소개하던 와중 매우 매력적인 포스팅을 발견하였다.

 현대 사회 '랜선'이 가져다주는 증후군적인 요소를 상당히 직관적이며 통찰력 있게 다루었는데 '어, 이건 강의로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지혜' 없이 '지식'만 쌓여가는 세상에는 '텅 빈 똑똑이'들이 넘쳐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보의 홍수가 된 지금이 매우 극단적이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그 극단성에 대한 무거운 꼬집음이자, 형아쌤 테이스티의 사회 심리학이기도 하다.


 랜선 증후군은 내가 이 강의를 위해 만든 개념이다.

 정체성의 약화, 유치해지는 논리, 비약적이고 비좁아지는 관계망을 설명하는 좋은 강의이다.


 오히려 내가 놀랐던 건 본 강의에 대한 관심 수준이었다. 수강자가 생각보다 없었다.

 상당히 긴 시간 열심히 준비했던 것에 비해 아쉬운 수강 숫자였지만, 뭐 내용에 부족함은 없다.

 어쩌면 내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과 세상에 관심이 없나? 아니, 관심은 많은데 이해할 의지가 없는 걸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보지 못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22년 6월 월간 형아쌤
23. 나를 더욱 깊이 알 수 있는 36가지 질문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강의는 우발적(?)으로 만들어졌다.

 브런치에 괜찮아 보이는 포스팅을 쓰다가 별 생각 없이 '이거 괜찮네.' 하며 올렸는데 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어어...? 이 정도면 월간 형아쌤 강의 주제로도 괜찮겠는데?' 싶어졌다.

 이미 유튜브로 하는 구조화 집단상담을 성공해본 적이 있는 나로써는 이 매력적인 아이템을 놓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어... 다른 강의에 비해 참여형 강의는 만들기가 쉽다(...)


 이 때 상당히 놀라운 발견을 하기도 했는데, 강의 일정을 올리자마자 물 밀듯이 신청자가 쌓인 점이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강의를 '나를 알기 위해' 혹은 '내게 필요한 것을 보충하기 위해' 듣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중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나 이해' 혹은 '남에게 피해받지 않는 방법' 등을 인문학 주제로 다루는 지 볼 수 있었다.

 이런 시점을 갖게 된 후 이제 강의를 기획하면서부터 '이건 많이들 볼 거' '별로 안 볼 거' 구분이 생겼던 거 같다.

 마음엔 안 들지만 뭐... 현실인 걸 어떻게 하겠나.


 본 강의는 그야말로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참여한 많은 분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적어주셨고, 그 이야기 속에서 자기 이해를 하는 분들도 많았다.

 교양 과목에서 다룰 가벼운 자기 발견 특강으로 쓰기 좋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22년 7월 월간 형아쌤
24. 심리상담 내담자의 성장 단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심리상담사의 성장 단계 특강의 속편이다.

 어떻게 상담사만 성장하겠는가. 상담 과정에 따라 내담자 역시 성장을 한다.

 그리고 그 성장 단계를 상담사는 명민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하며, 내담자의 그 단계에 맞춰 접근해야 한다.

 내담자를 고려하지 않은 상담 기법은 의도가 좋았고, 다른 내담자에겐 효과적이었다 하더라도 그르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강의 역시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다만 놀랐던 건 심리상담사의 성장 단계에 비해 강의 신청자가 줄었다.

 내담자보다는 상담사에게 필요한 강의인데 씁쓸했다.


 이런 강의는 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

 기법 강의 사이사이에 끼워서 꼭 들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많이 준다고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담자의 현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강의인만큼 많은 상담사들이 들었으면 하는 강의!





22년 8월 월간 형아쌤
25. 당신의 인생이 지금껏 손해봤던 이유 - 집단상담이 당신에게 주는 놀라운 경험

 강의를 만드는 건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특히 새벽에 일어나 저녁 늦게 들어오는 무리한 강의 일정 속에서 유튜브 컨텐츠를 만들고, 매월 강의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았다.

 이번에는 어떤 주제로 강의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어...? 그러고보니 집단상담에 대한 강의를 본격적으로 만든 적이 없네?' 싶었다.


 집단상담은 내가 하고 있는 주력이기도 하거니와 그 매력과 효과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많다.

 근데 그만큼... 수강생을 모을 매력이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고민 끝에 나온게 이런 제목. 지금은 후회 중이다.

 그냥 부제인 '집단상담이 당신에게 주는 놀라운 경험' 으로 할걸.


 대중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제목, 그 다음 내용으로 감화시켜 중요도를 설득시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이 강의를 들은 분들은 집단 상담의 매력을 느끼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 갔지.

 앞으로 집단상담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바로 공유해 줄 수 있는 강의가 생겼음에 기쁨 또한 크지만 음... 잘 모르겠다.


 실제 월간 형아쌤 시즌 2는 구조화 된 집단상담을 기획하여 시연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이 강의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휴, 후일담 포스팅은 총 4개이다.

 이제 하나 남았네.

 정리하고보니 월간 형아쌤도 점점 대중화된 컨텐츠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 대한 고민이 섞였던 거 같다.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 시도가 마냥 잘 된 것은 아니었으나, 조금씩 찾아간 게 있지.

 4편에서 더 자세히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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