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서른: 나 왜 30살인데
올해, 드디어 앞자리가 바뀌었습니다.
‘3’으로.
서른이 되기 전엔,
분명 '29.9999세'라고 주접도 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시점이 오고 보니,
29살 12월 31일과
30살 1월 1일 사이에는
별다른 감정의 차이가 없더군요.
서른이 되어 달라진 게 있다면
챙겨 먹는 영양제가 생겼다는 것.
그거 하나뿐입니다.
그런데, 마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요즘 들어 문득문득 의문이 듭니다.
이게 정말 괜찮은 삶인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 몇몇은 벌써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는데,
저는 아직도
어머니의 손길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을 먹고,
설거지는 물론
집안 청소도 어머니의 손을 거칩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제가 결혼하고 출가하면
이 모든 걸 나 혼자서 감당해야 할 텐데,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사실, 아직은
무책임한 자유가 너무 좋습니다.
누워서 유튜브를 보는 게 하루 중 가장 즐겁고,
일상의 대부분을 그렇게 흘려보냅니다.
하지만 앞자리가 바뀐 지금,
이 ‘3’이라는 숫자가 슬며시 묻는 듯합니다.
"너, 아직도 그렇게 살아도 괜찮은 거야?"
...아, 모르겠다.
일단 유튜브나 마저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