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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네잎 Sep 02. 2021

책갈피에서 툭! 떨어진 시

-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에서


때로 내가 웃으며 노래하더라도

그것밖에 쓰디 쓴 눈물을,

토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한길사, 1996, p323.




스프링클러




너에게 소환된 나는, 그러나 꿈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된다

흉몽 위에 집이 하나 세워진다

먼 곳에서 폭풍우가 다가오고 있다 창문은 이미 깨져 버렸으니


한쪽으로 쏠리는 감정은 위험하다

천천히 발병하는 식은땀


마지막 호흡을 수습할 사람이 되기 싫어 꿈에 매몰된 너를 흔들어 깨운다


달아났던 이웃들이 돌아오고 있다 축축한 얼굴로


지난밤 누군가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줬더라면 네 옆에서 그들은 수다를 떨었을 텐데, 걱정하는 척을 한다


헤집을수록 고이는 검정, 헤집을수록 깊어지는 어둠을


그런데 네 잠은 왜 이렇게 긴 거니?  


 

- 김네잎, 월간『모던포엠』, 202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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