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목요일. 2022년이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첫 주의 날씨는 모자를 눌러쓰고 나가지 않으면 진한 감기에 걸릴 듯하였기에 조금씩 추워지는 몸을 가볍게 무시한 채 생활하고 있었다. 조금씩 추워지는 몸에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더니 어느새인가 내 목은 물 한 방울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아팠고 몸에 무언가 스치기만 해도 아픈 몸이 되어있었다. 아차 싶어서 코로나 자가검사를 해보았지만 음성이 나왔고 그 자리에서 바로 옷을 주섬주섬 입고 약국으로 가 약들을 사 왔다. 몇 가지 감기약들과 타이레놀, 에드빌을 사 온 후에 한 알씩 먹고 바로 잠들었다. 목요일과 금요일로 넘어가는 밤은 한숨도 편히 잘 수 없었다. 타들어가듯이 아픈 목과 스치기만 해도 아픈 몸을 감당할 수 없었고 잠이 들려고 하면 식은땀으로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었다. 그렇게 죽을 듯 아팠던 밤이 지나고 금요일 아침, 아픔의 최고치를 찍었고 이건 그냥 독감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코로나 검사를 해보았는데 이런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바로 다음날에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걸려버린 코로나에 여러 가지로 일들이 꼬여버려서 아픈 것보다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음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부모님께 코로나에 걸렸다고 이야기하면 먼 타지에서 코로나에 걸린 딸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플 부모님이 눈에 선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정신을 조금 차린 후에 접촉이 되었던 주변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다행히 접촉된 친구는 한 명밖에 없었지만 아직 아프다는 이야기가 없어 안심했다.
정말 이 코로나는 걸리면 아프기도 하지만 죄책감부터 들게 하는구나. 친한 친구도 뉴욕에 있어 코로나에 한번 걸렸을 때 옆에 있는 애인 분도 같이 걸리게 되어 둘이 격리부터 완치까지 함께하는 과정을 보았지만 나는 혼자였다. 차리리 혼자 아파서 다행이지만 한편으로 너무 공허해 미쳐 버릴 거 같았다. 그 와중에 처리해야 할 일들과 할 것들이 쌓여있기에 더 스트레스받았다.
난 아직 능력 없는 학생이기에 학비나 금전적인 부분에서 부모님께 도움을 받는다. 봄 학기 학비를 내지 않으면 돌아오는 학기 스케줄을 볼 수 없게 되어있는 시스템에 부모님께 이야기했고 당연히 내야 하는 거니 내겠다며 말씀하셨기에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하지만 개강날은 다가오고 스케줄은 보이지 않고 개강 전에 스케줄 짜고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이 내 계획이었는데 부모님은 내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미루고 미루다 내가 한번 화를 냈다.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나서 눈물이 났다. 몸도 아프고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시간 정리와 다가오는 학기 스케줄 정리였는데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너무 분하고 서러워서 눈밑 끝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겨우 부여잡고 약을 먹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가만히 앉아서 펑펑 우는데 부모님께 코로나 걸렸다고 말도 못 하고 아무한테도 말도 못 한다는 게 이렇게 외로운 일이었나 싶고 이런 일들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았을 때 밀려오는 허무함과 공허함.
그렇게 부모님께 화를 내놓고 '비타민 다 먹어가니까 학교로 시켰어' 하고 박스에 가득 차있는 비타민들에 눈물이 왈칵 나왔다.
도대체 나의 이런 서러운 마음들은 어떻게 대해줘야 할까
글 이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