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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Feb 13. 2024

결국, 사람이다!

동료와의 점심식사, 오늘따라 이 시간이 유난히 길다. 우리의 대화는 줄곧 '사람이 문제'다 하며 계속 사람, 사람, 사람에 대해 얘기했다. 기업은 사람이 없어 난리고 사람은 채용해주는 일자리가 없어 난리고, 사람의 가장 기본 구성인 가족들이 해체되고 조직도 해체되고 결국, 기업도 무너지고. 사람이 모여 조직이, 조직이 모여 기업이, 기업이 모여 사회가, 사회가 모여 국가가, 국가가 모여 글로벌로 확장되지만 어쩌면 모든 시작과 끝에는 '사람'에 대한 본성과 이로 인한 갈등, 즉 사람을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사람인 것이다. 점심먹으며 나누기에는 다소 무거운 주제였다


사람은 조직, 기업, 사회와 분리시킬 수 없는 한 몸과 같은 존재이다. 곧 사람이 조직, 기업,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이 기업을 움직인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다.
또 그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이다"
- 이병철 -




"사람이 없다"와 "사람이 문제다"라는 표현은 각각 다른 어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모든 문제와 이슈의 본질적 원인임을 함축하고 있다. 큰 전환점마다 우리의 생활양식에 일어난 변화에는 사람의 가치관과 행위가 있다. 사람의 역할이 국가의 운명, 사회의 구조, 그리고 조직의 성공 또는 실패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관계되어 있다. 특히 조직에서는 훌륭한 리더와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성과를 좌지우지한다. 이는 사람이 그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결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그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애플은 스티브와 그의 생각을 실행했던 사람들에 의해 혁신적인 기업으로 탈바꿈되어 여러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람의 역할이 기업의 글로벌 경영 성공 여부와도 깊이 연계되어 있고, 해외 법인 운영에서는 사람 활용이 무척 중요한 동인이 된다. 내가 속한 회사의 경우, 세계 각지에서 동일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상이한 성과가 나타난다. 이는 현지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배경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지역 법인에 속한 사람들의 의식, 품성, 역량, 그리고 조직문화가 결정적인 요소이고 이로 인해 성과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와는 달리, 글로벌 전략의 우수한 예로 자주 인용되는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면서 각 지역의 문화에 맞춘 섬세한 현지화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현지 팀이 가지고 있는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력, 문화적 민감성, 그리고 뛰어난 실행력이 결합된 결과이다. 스타벅스의 사례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우수성을 넘어, 현지 팀(사람), 사람의 역량과 조직 문화에 의해 크게 좌우됨을 잘 보여준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글로벌 성공을 이어가는 기업의 핵심 요인이 사람의 역량, 그리고 역량과 역량의 연결의 밀도 그렇지 못한 기업의 요인 또한 사람과 사람의 역량이라는 것이다. 이 역량은 곧 '사람에 대한 이해', '문화적 민감성', '시장에 대한 이해', '해당지역 사업팀의 역량'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세밀한 이해가 바탕이 되었을 때 추진력과 실행력이 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 사람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한데 결국 성장을 못하거나 성공을 경험하지 못하는 기업의 이슈는 사람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채용부터 관리까지 사람의 운용에 있으며 이 또한 사람의 역할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문제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의사결정자의 이기적 사람 운영이다.


결국, 안정을 택한 정체를 선택하느냐, 불안정을 택한 성장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조직의 의사 결정자는 사람 채용 및 운영에서는 보수적인 접근, 즉,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크다. 예를 들면, 사람을 채용할 상황에서는 유 경험자, 유사한 직급의 사람을 우선 채용하려 한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 검증되지 않은 방식의 채용으로 인한 혼선, 리크스를 회피하는 것이다. 즉,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여 나 때만, 내 재임기간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깔려있고 굳이 인적 쇄신을 단행하면서까지 리스크를 떠 앉을 생각이 없음이 저변에 있는 것이다. 이 채용 방식은 조직이 큰 동요, 변화 없이 무난하게 유지되게 하는 장점은 있지만 조직의 성장을 위한 좋은 선택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불안전과 불확실을 전제하지 않은 변화란 없기 때문이다.


실례로, 리스크 회피 방식의 사람 채용, 운영을 선택한 해외 법인들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사람 구조와 판매 성과를 가지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회피하는 법인들은 차별성이 없기에 성과 측면에서 몇 년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게 된다. 지난 20년의 경험, 기록을 보면 혁신적인 법인들의 양적, 질적 성과는 법인 사이즈와 상관없이 최대의 성장을 만들었다. 반면 리스크를 회피하는 법인들의 성장은 정체 혹은 퇴보하였다.




" IBM 회장이자 사장 겸 CEO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는 편안함과 성장이 절대 공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끊임없이 위험을 감수할 의사가 있어야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러면 사람에 대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답은 이미 있는데 실천을 못할 뿐이지만..


조직의 의미 있는 성과, 성장을 위해서는, 경력과 직급을 넘어서는 사람 영입 전략, 단기 성과를 뛰어넘는 혁신적 사람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다양한 배경과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발굴하여 조직에 통합시키고, 그들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동기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전략은 해외 법인 간의 비교에서 (큰 사이즈 국가와 작은 사이즈 국가의 양적인 성과 차이는 어쩔 수 없겠지만) 질적 성과 평가에서 현격한 긍정적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결정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인 구글, 애플, IBM도 다양성과 창의성을 중심으로 한 사람 전략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단기 성과, 직급, 경력과는 무관하게 우수 사람 확보, A급 조직 문화 창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그 핵심이다. 이들의 사례는, 사람 자원의 다양화와 창의적 접근이 없이는 진정한 성과의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양한 배경, 역량을 지닌 사람의 적극적인 영입과 관습을 탈피하고 중장기 관점의 접근은 조직의 경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함에 매우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사람의 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 조직의 전략적 방향성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그리고 법인 간의 비교 경쟁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만들 수 있는 길이다.


사람이 모여 이뤄진 것이 조직, 기업, 사회이니 결국, 조직은 개인과 개인의 연합을, 기업은 조직과 조직을, 사회는 기업과 기업을. 이렇게 전체가 거미줄처럼 비선형적으로 진화하는데 그 시작과 끝에는 사람이 있다.

  

결국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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