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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코박 닥터 Dec 11. 2022

'칭찬이 독이라고?'

프렌치 긍정 육아

그림


엘리아나 (큰 딸) 일 학기 성적표가 나왔다.


6ème, 한국에선 초등학교 6학년인데, 프랑스에선 중학교의 시작이다.


9월에 학기 시작하고 엘리아나도 그렇고 엄마인 나도 그렇고 적응하기가 좀 힘들었다.


숙제도 양이 많이 늘었고 처음엔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많은 시간을 소유했다.

어떤 날은 지 아빠랑 밤 11시까지 공부했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다.

남편은 "중학교 숙제 많은 거 당연해" 하며 도와줬다.

나는 숙제를 봤을 때 '한 시간에 뚝딱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왜 이리 오래 걸리지?' 하며 걱정도 했다.

난 초등학교 3학년부터 다 혼자 했는데...

우리 큰애는 일일이 다 챙겨줘야 했다.

세명의 동생들이 옆에서 맴돌아 집중하기 힘들기도 하다.


안 되겠다 싶어 담임 선생님과 약속도 잡았다.

"자율공부를 배우는 거라서 처음엔 그렇게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으나 차차 나아질 거고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숙제는 없습니다."

하셨다.


그랬다. 부모님께 도움받는 것도 줄고 숙제 시간도 처음보다 줄었다.


성적표를 보니 체육에 20점 만점에 19.5를 받았다.

수영에서 일등 했다.

감탄했다.

남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다른 과목 공부는 잘했으나 체육에서는 밀렸는데 신기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영 배워준 성과를 보는 거 같아 뿌듯했다.


근데 좋은 점수받으려고 공부하는 거 아니고 또 이렇게 점수받으면 다음엔 꼭 똑같이 받아야지 하는 압박감 생길까 봐 두려웠다.


사실 난 맨날 칭찬받으며 살아왔다.

'똑똑해'

'착해'

'이뻐'

'공부 잘해'

'얌전해'...


듣기는 좋았는데 잘 생각해보면


'안 똑똑하면 난 어떻게 되지?'

'안 착하면?'

'안 이쁘면?'

'공부 실패하면?'

'안 얌전하면?'


그렇게 칭찬하면 난 '착함' '이쁨' '얌전' '공부 잘함' 우리에 갇힌 슬픈 새가 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그런 칭찬을 못 받을 땐 불행했던가? 

그래서 그런 칭찬을 못 받으면 인정을 못 받은 것처럼 느껴졌나?

그래서 그런 칭찬 못 받는 내가 싫었나?

어린 시절 



이자벨 필리오자 (프랑스 긍정 육아 최고) 예다.

애가 낙서한 그림을 부모에게 보여줬다.

부모가 "와 이쁘다." 하면 이게 '거짓말' 이 되고 '내 그림은 이뻐야 하나?' 하는 생각에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


"아 여긴 초록색 있고 빨간색이고 이건 무엇을 그린 거야?" 하면 판단은 없고 자기가 그린 그림을 같이  잘 봐주는 느낌도 들고 도움이 된다.


엄마로서 제일 중요한 건 엘리아나의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내 어렸을 때 얘기도 해줬다.


"엄마는 19.5 받았을 때 수녀님이 왜 만점 못 받았냐고 하셔서 힘들었어. 압박감 때문에.

공부는 널 위해서 하는 거야.

점수는 어떤 날은 잘 나올 수도 있고 어떤 날은 못 나올 수도 있어. 시험은 내가 잘 이해했느냐 확인하는 것뿐이야. 잘 못 받았으면 다시 공부하면 돼. "


'왜 20점 못 받았니?' 절대로 아니고

'19.5 받아서 일등 해서 잘했어. ' 도 아니고


"축하해 딸. 자랑스럽네. 넌 어떻게 생각해?"


딸은 머쓱해하며 "좋아" 했다.


'공부 잘하는 아이'
프랑스 긍정 육아법 최고 이자벨 필리오자가 만든 책. 애들이 너무 좋아해요.


https://brunch.co.kr/@4179781ab6314e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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