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물이 안나, 이제는 울 수가 없어
담연 비비아나 / 유이정
-언니 우리가 어떻게 만났을까?
-봄날 성당의 뜰에서 보았지
비비는 첫돌 후를 안고 있었어
창백하고 또릿한 눈매
가냘프면서 장식 없는 스물아홉
비비는 늘 그랬어
그해 겨울날
나는 그대의 대모가 되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졌어
어느 단오날
비비가 수줍은 얼굴로 중국 본토식
찰진 연잎밥을 만들어 왔지
후 아빠 떠난 7년 전 여름
소리 없는 통곡이 흘러내렸어
서른셋 비비는 서러운 이름 안고
항저우 고향으로 돌아갔어
해마다 두 아들의 아버지 나라에서 한 달
7월, 기일 앞두고 후와 인 형제와
세 식구 팬데믹으로 4년 만에야 왔어
어릴 때 살던 동네에 다시 가보고
친구를 만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품에
사무친 정(情), 아버지를 담았어
비비의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
그대, 묵언으로 저며든 세월 앞에
시뻘건 심장이 녹아내렸어
그 사람 보내고부터 그래요
나는 눈물이 안나
이제는 울 수가 없어요
담연(談燕)
맑디맑은 심연에 눈물 항아리 열어
제비가 물어오는 이야기 들려주오
-2023년 8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