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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과장 Sep 11. 2024

나 무슨 시를 써야 할지 모르겠어

팍팍한 삶에 고달파서

이전에 써 둔 시들을 와장창 

와르르 꺼내 세상에 보여줘보았지


그래서 새로운 시를 써보려고 하는데

나 길을 잃은 듯 방향을 놓친 듯

어떻게 무슨시를 써야할지 모르겠어


늘 느끼는 대로 글을 써놓고

이 시에 제대로 된 이름을 지어주려고

수 없이 고민했는데


지금 이 시는 제목을 써놓고

나 어떡해야 할지 주절거리고 있네

이런 마음이라도 시가 되어 방향을 잡을 수 있을까 해서


나 지금 나의 마음에 갈피를 못잡고

나 지금 나의 내면에 폭풍을 잠재우지 못하며

나 지금 나의 내면에서 끝없는 도망을

나 지금 나를 들여다보지 않고 있었다


토해야 하는데, 무엇을 토해야 할지도

무엇을 먹고 체했는지도 모르겠고


말하고 싶어도 턱 막히는 이 기분이

마치 모든게 끝난 것 처럼 어쩔 줄 모르겠다

너무나 괴롭다


나의 무너짐을 증명하듯 엉망이 된 내 안식처들

정리되지 않는 일상들

갑자기 서러움이 북받히고


눈물은 나오려다 쏙 들어간다.

왜 나오려는지도 모른채로

갈피를 못잡는 마음에게 붙잡혀서

눈물도 토도 그렇게 붙잡혀서 나오지 못해


나 무슨 시를 써야 할지 모르겠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좋아하고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런 나의 고통에 대해서도 적고싶은데


나 무슨 시를 써야 할지 모르겠어

그냥 이대로 와르르 다 무너지고

와르르 다 쏟아져서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다

내 모든게 다 무너지면 좋겠다


나 정말 내가 무슨 말을 하련지도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도

무엇을 도와달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살려달라 말하고 싶지만

내가 죽어가고 있지도 않는데

제발 구해달라 말하고 싶지만

나 위험에 처한 것 같지도 않은데


무엇으로 부터 구원받고 싶은지

나 무슨 시를 쓰고 싶은지 모르겠다


이렇게 쓰고 쓰고 쓰면서

내가 무슨 시를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말 하면서

조금이라도 앞이 보이면 좋으련만


앞이 안보이니 답답해서

두려움이 솟구쳐도 그냥 마구 달려나가듯

절벽이든 송곳이든 나를 죽이든 말든 

일단 달려나가듯 


나 무슨 시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렇게 무작정 말도 안되는 글을 써본다


두려워 정체될 빠에 달려서 죽어버리자

다치자 아프자 그럼 이유가 생길것이다


앞이 안보이는 이 막막함에 최선이란 없다

눈가리게라면 풀어버리고 안개라면 돌파하자

나 보호받는것에서 나온다 후회한들 알고는 있어야지


내 모든게 무너져도 

나 일단 그냥 불사질러 뛰어보련다

내가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으니

그 이유 내가 만들어야지


벽에 머리를 받고

소리를 꽉 지르면서

나 무슨 시를 쓰고 싶은지 알아내고 말겠다


나 무슨 시를 쓰고 싶은지 알아내서

나 이 갑갑한 마음을

열심히 폭발시켜 내용물을 쏱아내고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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