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고 있으니 휑해보인다.
내 눈에 담기는 하늘에
가을이 피어오른 것이
지난날 동안 이토록 그리웠다
지난 여름날에 나는
늘 이토록 눈부신 하늘아래에서
스스로가 빛에 묻혀버린 작은 존재임에
여름과는 사뭇 다른 내 마음속에 겸허함을 묻고살았다
내가 가지고 있고 싶다 하여서
손으로 꼭 쥐고있다 한들
나에게 계속 머무를까
손으로 쥐고있는 이 마음이 너무나 강해서
꼭 쥔 채 손안에서 깨어지는 것
그렇게 된다면
그것 또한 나에게서 떠나가는 것
내 눈을 통해서 너를 느낄 수 없다 해도
너를 느낀 사람의 행복을 전해 받는다는 것
그것에라도 만족 해야 했음을
머무르지 않음을 지나가는 것임을 알았어야 했고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머물러 달라 붙잡는 것이 아니라
잘 다녀오라고 보내 줄 줄 아는 것
가을속에 머무른 것이 무엇이든
낙옆이고 바람이고 귓가에 맴돌던 목소리고 그 모든 것이
무엇으로 남아있든 기억속에
머무르는 것에 감사하는 것
절기는 그렇게 또 어김없이 찾아왔고
바다건너 여행을 떠나려
세상에 그리움을 듬뿍 쏱아내어
긴 외로움에 겨울을 견디고 있으라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