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과장 Sep 13. 2024

솜사탕같은 사랑

예쁘고 큰 사랑을 떠잡았다

달콤하고 예쁜 색감에

너무 너무 사랑에 빠졌지


나 입대는 순간 알아차린 것은

사랑해서 맛볼수록 먹을수록

순식간에 사라지는 너


사라지지마 나의 달콤한 사랑

순식간에 사라진 너는 어디로 갔니

입안에는 그 맛만이 남았을 뿐


그렇게 또 새로운 사랑을 사고

또 사고 사고 사고

입안의 남은 맛으로만 추억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없어

난 왜 하필 솜사탕같은 사랑을 해서

이렇게 허무해져야만 할까


나 가끔 그렇게 솜사탕 맛 보며

순식간에 끝나는 사랑을

솜사탕에서 느낀다


솜사탕 같은 사랑

솜사탕 같은 사람

그렇게 달큰히 사라질거면서

맛은 잊지 못하게 할거면서

너무나 미워서 남은 막대기

바닥에 집어 던지는 남은 사랑은 입안에만


막대기 뿐

남는것은 저것 뿐

달큰하게 포장된 설탕이 녹아 순식간에 없어지면

사랑하는 맛은 입안에 남아

그 막대기를 사랑한다 착각해서

오래오래 놓지 못하는


그 막대기는 이미 내가 아는 솜사탕이 없어

그 막대기로써 의미도 없어진 그냥 막대기

쉬이 버릴 줄 모르는,

그러지 못하는 순간의 아쉬움이

너 닮았다. 너 사랑한 맛 그 때를 닮아

기분이 지저분했다


솜사탕 같은 사랑임에도

좋은 맛만 기억할 수 있게 해주지

막대기에 미련남아 붙들어서

쓰레기만 쥐고 다니는 멍청한 짓

그런거 하지 말았어야 했어


솜사탕 같은 사랑을 했으니

먹고 남은 막대기는 그 뒤로

바로바로 버리게 되었다


난 그저 거기에 붙어있던

달큰한 맛을 사랑했던 것일 뿐

그 막대기는 사랑한 적 없으니까

이전 08화 터진 석양과 바닥에 처박힌 취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