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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과장 Sep 14. 2024

청춘이라는 이름의 불고문

청춘이라는 이름 하에

나를 너무 불사질러

까맣게 그을린 상처가 생겻다.


울툴불퉁 새살이 올라올 때

얼마나 아팟는지 속도 많이 상했지만


새살 예쁘게 올라오라고

연고 발라줄 틈 없이

나는 또 이글이글 청춘을 불태운다.


때때로 내 불길에

나의 소중한 것들이

하얗게 잿더미로 변해가면


나 그렇게 잿더미에

눈물을 쏱아내며

반죽을 하며 다시 만들어보려 했지


다시 무너지고 깨질게 뻔한

잿더미 반죽을 빚고 굽다가

더 큰 화상을 입을 거면서


청춘이 뭐라고

상처 하나 관리 못하고서

진한 흉터 자꾸 가렵게 하는지

그래도 나보고 청춘이라 하니, 불사질러야 한다


급히 뛰다보니

신발을 안신었다고 문득 깨닫고는

지저분하고 상처난 발을 내려본다


그래도 달린다

발바닥에 달린 고통을 짓밟고서


신발부터 찾아봤어야 했는데

불타없어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청춘에 상처입은 나는 너무 흉하다

눈물로 빛은 잿더미 그릇이 계속 깨진다.


사람들은 청춘의 아픔을

환상통 취급한다.


계속 깨지는 잿더미 그릇에는

사랑이 담기지 않는다.


잿더미는 바람에 날아가 사라진다.

나의 흉터는 사라지지 않는다.


소중한 것은 나를 떠나고

나는 상처입고 가려운 흉터를 얻었다.


걸죽한 핏물이 자박자박 떨어진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조금 더 가다가 멈춰지게 될 것이다


이 불길을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불타버릴 것이다.

이 불길은 소화시키지 않으면

이 일대를 다 불태워 버릴 것이다


이 불고문은 멈추지 않는다.

도망가면 돌아올 수 있을까

마음이 불로 지저지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주저 앉아

혼자 타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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