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키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니가 주는 독한 약을
목구멍 안으로 삼켰어
얼마나 쓰고 독하던지
속이 그렇게 쓰리고
웃어야 하는데 웃음도 안나더라
니가 주는거니까
나쁜건 아니니 좋은거라고 생각했고
날 해롭게 할거란 생각 안했지
달콤하기라도 했음 억울안해
니가 무엇을 주던간에
삼키고 말고는 내가 알아서 했어야 했어
쌓은 독극물이 드디어 터지던 날
나는 일어날 수 없었고
독기운이 빠질 때 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너는 너에게 쌓인 독을
내게 먹으라 퍼부어댔지
나는 너한테 좋은거면 나도 좋을 줄 알았지
한참을 앓고 회복하고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 때의 고통은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응어리가 터지던 날 보다
약물에 속이 쓰리고 힘들었던 날들 보다
니가 내게 주저없이 건내던 모습때문에
그 때 내게 약을 건내던 니 손을 뿌리치고
잔뜩 표출하지 못했던 분노가
또 다른 응어리가 되어 지금도 터지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