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동안 우울이 쪘다.

by 주과장

눈을 떠보니

어둠이 내려있는 창 밖

달이 물러가는 중인지

해가 물러가는 중인지


새벽이라면 고요하고

초저녁이라면 차분할 뿐이다

맥없이 눈만 뜬 채로

창밖 바라보고


한 숨을 무료하게 쉬고

자도자도 뭉친 몸과 맘을 쭉 펴보지만

개운하진 않구나

아직도 피곤함이 엉겨붙어 있구나


뉜 몸 움직이는것이

마취크림 바른 피부처럼

내 살덩이 맞는듯 아닌 듯

움직이려니 둔탁하기만 하고


오르막길 힘겨워 하던

노년의 차량

그와 같이 끄응 끄응 팔을 닫고

힘꺼풀 없는 눈으로 조금 높아진 세상을 본다


몸을 무겁게 하는게 지방인가

정신을 누르는것이 스트레스인가

기운을 앗아가는 것은 겨울인가

날아간 시간은 내가 흘러보냈나


며칠째였던가

아 그렇다면

살이 아니라 우울이 쪘구나

다시 덕지덕지 들러붙었구나


우울은 중력을 강하게 받아서

모든걸 무겁고 버겁게 한다

평소보다, 타인보다 무거워진 세상에

평소보더, 타인보다 지쳐버린다.


다이어트 좀 해야겠다

우울이 좀 빠지도록


그 어느 날, 비에 잔뜩 젖어 무겁고 찝찝하던

나의 청바지처럼

나를 차고 강하고 무겁게 감싸는 우울


그 어느 날, 강한 히터 아래에 너무 옷을 껴입고 나와

구역질 날 만큼 덥고 무겁던 잠바처럼

나를 무겁고 심히 답답하게 감싸는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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