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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고NAGO Apr 01. 2024

나를 찾아서-[1]

공무원을 퇴사한 이유 - (1)

나를 찾는 시간을 갖고 있다. 스스로를 자신이 제일 잘 알아야지 왜 나를 찾는데 시간을 쏟느냐는 이유로 바보 취급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나를 찾아가고 있다. 처음부터 '나는 이제부터 나를 찾아야겠다!'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주체적으로 살아보기 위해 세상 밖으로 호기롭게 나왔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랐다. 다시 말해, 주체도 없이(찾지 못하고) 주체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었다.


공무원을 그만두게 된 계기는 아마도,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나비의 날갯짓이) 었을 것이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1]이라는 책이다. 그 책을 처음 읽었던 상황과 장소가 뚜렷이 기억난다. 2021년 8월, 인천에 살던 친구 집에서 술 한 잔 하기로 놀러 가는 날이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친구에게 읽을 책을 빌려달라고 한 뒤, 근처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다. 그 책이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1]이다. 카페에서 1시간가량 읽었던 책의 내용은 나의 가치관이 흔들릴 정도로 강렬했다. 그 후 책을 완독 했다. 책을 읽고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머리만 한 대 맞았을 뿐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난 후 내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은 주로 현실적인 조건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는 예산, 휴가 기간 등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하여 여행지를 선택했다. 오랜 기간 휴가를 쓸 수 없다면 장기간의 유럽, 미국 여행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남아나 일본 등 근거리 여행지를 선택했다. 이처럼 현실적인 제약 안에서 효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한 사고에 익숙했고, 미래를 계획할 때도 현실적인 측면에서의 효율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을 하는 것을 목표로 40여 년의 기간 동안 공무원을 하면서 벌 수 있는 근로소득을 매년 물가상승률과 연봉 인상, 승진 등을 고려하여 대략적으로 계산했다. 


반면에, 현실적인 제약을 넘어서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연봉을 아끼고 투자해서 근로소득 외의 소득을 얻고자 했지만 연봉이 2이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100억 원을 벌어볼 생각은 꿈에서 조차 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나의 한계를 연봉 1억 원으로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에 그쳤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일 것이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또는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보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결론 내리지만, 소수의 사람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How can I do that?)"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즉, 나는 현실적인 한계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할 뿐, 그 한계를 넘어서는 생각을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22년 1월, 7급으로 승진을 했다. 당시 야간대학교 4학년이었고, 조기졸업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3월 개강 후 약 4개월 정도만 더 다니면 되는 상황이었다. 승진을 하면서 타 기관으로 발령받게 되면 학교를 다니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휴학을 해야 했다. 그래서, 승진 후에도 서울에 남을 방법을 고민했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봤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대전 소재의 기관으로 발령받게 되었다.


그 당시 7급으로 승진한 기쁨은 그리 크지 않았다. 오히려 큰 상실감과 공허함을 느꼈다. 고작 인사발령 문서하나에 내 인생이 크게 흔들렸고,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약간의 노력과 기다림뿐이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내 지분은 크지 않다는 상실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상실감을 빠르게 극복한 후 대전에서 어떻게 공무원 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대전에서 업무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을 인정받으며 일했다. 기관장님, 팀장님과 1주일에 최소 1번 이상은 술자리를 가질 정도로 친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술자리에서 팀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또다시 큰 상실감에 빠지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내 인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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