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던지는 질문과 답변

by 하랑

"네 마음은 어때?"


"두려워. 굵은 바늘이 살을 파고들어 살점을 달고 나온다니 너무 두려워. 그리고 혹시나 암덩어리면 어쩌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주변정리를 어떻게 해야 될지.. 어떤 고통이 따를지... 가늠이 안돼."


"걱정 마. 너를 구하기 위한 검사고, 네게 꼭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 믿어봐. 결과도 나쁘지 않을 거야. 결과가 나쁘더라도 두려워 말고 흐름대로 하면 돼. 그러니 지레 겁먹고 힘겨워하지 마."


"맞아. 네 말이 홀라당 다 맞아. 예상치 못한 일들은 늘 나를 긴장시키고 갈등하게 해. 하지만 그 예상치 못한 일을 겪으면서 해보지 못한 생각을 하게 되고, 과거의 어떤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 그때 그 친구는 많이 외롭고 두려웠겠구나~ 싶어."


나는 무슨 일이 생기면 나에게 질문을 하는 습관이 있다.

그 질문은 나를 진정시킨다. 내가 남이 되어 나에게 얘기한다. 남을 위로하듯 나를 위로하고 남에게 조언을 하듯 나에게 조언을 하면 제3자가 되어 나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못생긴 혹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확인하는 조직검사는 아주 단순한 검사인데도 겁 많은 나는 그 두터운 바늘이 싫다. 살을 파고 들어가는 게 싫고 그 안에서 살점을 뜯어 나오는 것도 끔찍하다. 아마도 그 장면을 상상하는 어리석음이 공포심을 갖게 했을 것이다. 결과만 좋게 나온다면 이런 육체적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심리적인 불안감이 환경적인 요소와 부합하게 되면 마음이 저 흑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것도 잠시 선천적으로 밝음을 갖고 태어난지라 금세 흑바닥은 잔디빝으로 바뀐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겸허히 수용하면서 방향을 전환하시키는 힘을 기르고 싶다. 어떤 과정을 거쳐 나에게 온 여러 가지 일들은 내가 만든 일이기도 하다. 물론 환경의 영향도 있겠으나 그 문제을 만든 이는 스스로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을 뿐이다. 섬세하게 스스로를 바라보고 어떤 상태인지 점검했더라면 방향전환도 할 수 있었을 테니...... 받아들이면 개선이 가능하고, 노력여하에 따라 더 많은 발전을 얻을 수도 있다. 삶의 태도와 방향성은 내 삶의 질을 좌지우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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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예지한테 냉정해?"

"내가? 정말 예지한테 냉정했어?"

"응. 다른 사람에게는 후하면서 예지한테는 마음을 안 주는 거 같아."

"내가 왜 그랬지? 특별히 불만은 없는데... 편하지가 않아서 그런가? 난 예지가 불편해. 이유는 없는데 같이 있으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불편해."

"혹시 너를 많이 닮아서 그런 거 아닐까?"

"아~ 그럴 수도 있겠다.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너와 비슷하다면 더 잘 통하지 않을까?"

"나는 친숙하지 않으면 필요한 말만 하는 습관이 있는데 예지도 그런 거 같아. 그러다 보니 관계에서 플러스 요인이 되는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없어서 친밀도가 낮아졌을 수도 있겠다"

"네가 먼저 헛말도 좀 하고 편하게 대해봐."

"그게 자연스럽게 나와야지 노력한다고 되냐? 예지는 한번 친해지면 오래오래 남을 것 같긴 한데...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억지로 노력하고 싶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친해졌으면 좋겠어. 앞으로는 마음을 열어두고 예지를 대해볼게"


이상하게 편치 않은 사람이 있다. 이유 없이 불편한 사람.

무의식 속에서 밀어낸다. 과거에 경험이나 상처가 비슷한 사람을 본능적으로 불편하게 생각한다고도 한다.

불편한 감정은 단순한 거리감이 아니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이다.

그 불편함의 기초는 과거의 경험이다. 어떤 사람에게서 강한 감정의 상처가 있었다면 그 감정은 현재의 감정과 행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나는 예지에게서 어떤 무의식의 작용으로 불편을 느끼는 걸까? 나의 싫은 모습을 예지에게서 보았을까? 아니면 내 경계를 예지가 흔드는 것일까? 구체적인 모습이 뭘까? 답을 찾지 못하였다. 그냥 자연스럽게 두기로 했다.



나는 오늘도 나에게 질문을 한다.

사소한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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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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