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순간을 사랑하기 위해 여한 없이 좋아하는 지금처럼
가끔은, 아주 가끔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무언가가 지나가고 있다는 건, 그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을 의미하기도 하니까.
우리가 함께 웃은 이 순간, 네가 눈을 살짝 감으며 내게 기댄 이 밤,
그저 평범한 하루의 장면이지만 나는 알았다.
이게 전부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는 ‘찰나’라는 이름의 작은 시간에,
‘영원’이라는 거대한 꿈을 기대어버린다.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눈빛 하나,
네가 무심코 불러준 내 이름,
우리가 함께 건넌 횡단보도의 신호음조차도
마치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운명처럼 반짝인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바래져 가는 이 세계에서,
우리의 감정만큼은 순간이 아닌 것처럼,
멈출 수 없는 시간 위에 고요히 앉아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렇게 영원을 바라고, 찰나를 붙잡고,
서로의 온기에 몸을 던진다.
사실은 알고 있잖아.
이 순간은 끝난다는 걸.
영원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사랑은 항상 이기적이고,
마음은 결국 언젠가 조용히 식어버린다는 걸.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이렇게 뜨겁게 네 손을 잡고 있는 걸까?
왜, 이 순간이 끝없이 이어지기를 기도하게 되는 걸까?
그건 아마도,
우리가 영원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하루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네 눈동자 속에,
내가 살아있다는 감각이 들어 있었고
짧은 숨결 하나에도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이 흘러넘쳤어.
누군가는 이런 마음을 쓸모없다고 말하겠지.
돌아오지 않을 미래에 희망을 품는 일,
끝이 보이는 순간에 영원을 꿈꾸는 일.
하지만 나와 너는 알아.
그 찰나가 전부였다는 걸.
우린 그 짧은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을 가졌고,
모든 것을 건넜으며,
모든 것을 이해했어.
그러니 이제는 후회하지 않아도 돼.
다시 오지 않을 지금을,
우리의 전부로 살아냈으니까.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고,
사람은 잊히고, 사랑은 퇴색될지라도,
지금 이 순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이 순간이
영원일 수는 없어도
영원을 품고 있다는 걸 나는 믿어.
그러니, 우리
영원히 사랑하자.
지금이 꼭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마치, 이 찰나가
세상의 모든 시간이 멈춘 하나의 별처럼
빛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