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마음이 문장이 되어 널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말하는 순간, 이 마음이 어딘가로 흘러가버릴까 봐.
조금이라도 소리를 내면,
네가 알아버릴까 봐.
그래서 나는 조용히 쓰기만 한다.
글이란 건 참 이상하다.
입으로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마음도
종이 위에 올리는 순간
그저 ‘문장’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더 용감해질 수 있고,
그래서 마음 편히 더 많이 너를 사랑할 수 있다.
오늘도 아무 일 아닌 척,
내 하루를 적는 글 안에 너를 넣는다.
무심한 하늘을 적으며 네가 좋아하는 날씨를 떠올리고,
카페 창가를 묘사하며 네가 앉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묘하게 섞어 넣는다.
너는 모를 거야.
이 문장이 너를 닮았다는 걸.
이 글의 맨 끝에 있는 쉼표 하나가
사실은 네 이름이었다는 걸.
어쩌면 나는,
이렇게 쓰는 걸로밖에 사랑을 못하는 사람일지도 몰라.
말을 아끼고, 마음을 숨기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 불을 켜고
밤마다 네 이름 같은 글을 써 내려가는 사람.
나는 한 번도 너에게 고백하지 않았지만
이 글은 이미 수십 번, 수백 번이나 너를 사랑했어.
숨도 못 쉴 만큼 말이야.
그러니,
이 마음은 들키지 않아도 괜찮아.
들켜버리면 끝나는 사랑도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으니까.
이건,
그냥 나만 아는 사랑이야.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영원한.
그리하여,
오늘도 나는 들키지 않게 너를 조심스레 적는다.
단어 뒤에 숨긴 얼굴로, 문장 끝에 붙은 숨결로,
사랑이라는 말 대신, 그보다 훨씬 조용한 말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