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부터 나 자신을 사랑하자.
엄마라는 이름과 책임감은 참으로 무거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좋은 엄마"가 되기를 바라지만, 그 길은 쉽지 않으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게 된다. 나 역시도 아이를 키우며 끊임없이 그 '좋은 엄마'의 정의를 되새기고 있는 중이다. 어릴 적 나에게 엄마는 우리 집 무서움의 상징이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엄마도 나와 같은 사람이었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실수도 하고, 힘든 순간도 있었을 엄마를 보며 어쩌면 완벽한 엄마가 아닌 "좋은 엄마"는 다른 의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의 사랑은 무한한가?
"엄마는 아이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한다"는 말은 엄마라면 누구든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그 말이 꼭 맞는지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이를 더 행복하게 만들까? 아니면 아이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르치기 위해 엄마도 자신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할까? 정답은 나름 생각하기 나름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느낀 '좋은 엄마'는 아이에게 모든 걸 주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자신의 삶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좋은 엄마가 아닐까 싶다. 나 자신의 욕구와 꿈을 존중하고, 그것을 통해 아이에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형태라고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다 알아"라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다둥이 엄마들도 그런 분들이 적잖아 많이 있다. 아이가 겪는 작은 문제들은 어른의 눈에 쉽게 해결될 수 있어 보이기 때문 이기도 하며, 아이를 둘, 셋 양육하다 보면 많은 일을 경험하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걸 경험했다고 모든 걸 다 아는 엄마도 아닐뿐더러 아이마다의 특성은 다 다르기에 좋은 엄마라면 아이 하나하나의 기질을 파악하고 아이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그 감정을 존중해 주는 것이 조건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첫째 아이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약간 서툴다.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 건지 일찍이 어린이집을 다닌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상호작용 혹은 선생님과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언어를 통해 배우는데 첫째는 그러한 경험이 적다 보니 표현에 있어 약간 머뭇거리거나 울어버리는 경향이 크다. 한 번은 아이가 놀이에서 지고 울던 적이 있었는데, 나의 첫 반응은 "그런 걸로 울지 마"였다. 그러나 조금 생각해 보니, 그 순간 아이에게는 그 작은 패배가 인생의 큰 문제처럼 느껴졌을 것이며, 그 후로는 아이의 감정에 더욱 귀를 기울이기로 생각하였다. 때로는 아이의 말이 어른의 관점에서 작고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감정은 매우 중요하며 그걸 잘 파악하고 이끌어내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나도 가끔은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에 좌절할 때가 종종 있다. "내가 더 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한동안 우울감에 빠지곤 하였는데 나는 그것이 내 탓이 아니라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완벽한 엄마는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완벽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나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좋은 엄마는 완벽을 추구하지 않으며 실수하고, 부족해도 괜찮다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그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아직도 성장 중이다. 그러니 '좋은 엄마'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사랑하는 것, 아이를 사랑하는 것
결국,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을 존중하고, 나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아이가 보고 배우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아이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자존감을 키울 수 있고, 더 올바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길은 끊임없는 성찰과 고민은 내가 엄마라는 타이틀을 놓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엄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35살, 아직도 성장 중인 나는 오늘도 '좋은 엄마'에 대해 고민하고, 조금씩 그 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