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를 기록하다 -3
거대한 코끼리를 타고 강을 따라 숲 속을 산책했다. 코끼리 발자국이 물가를 지날 때마다 철퍼덕거리는 소리가 났고, 젖은 흙냄새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등에 앉아 있자 거대한 몸짓이 느릿하게 흔들렸고, 숲은 고요히 길을 열어주었다.
코끼리를 모는 이가 갑자기 노래를 불렀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 이래~ 과자를 주면 빨리 가지요~”
우리가 웃으며 “한국말 잘하네요!” 하고 칭찬하자, 그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참이슬 마시면 더 잘해요.”
모두 함께 웃었지만, 마음 한쪽은 복잡해졌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도 외국어를 배우는 주민이 많다. 어떤 곳은 아예 외국인을 점원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이것을 우리의 입지가 좁아진 걸로 볼까, 아니면 세상이 넓어진 걸로 봐야 할까. 이제는 단순히 한쪽 시선으로만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한편, 지나다 보니 코끼리 중 몇 마리는 사슬에 묶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쓰였다. 잠깐 생각했다. 우리 집에서도 개를 묶어두고 키우지 않았던가.
할 말이 없었다.
코끼리 등에 앉아 있으니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가, 툭— 물가로 흩어졌다. 고개 들어 올려다본 숲은 이름 모를 꽃들로 가득했고, 햇살은 쏟아지듯 따가웠다.
수고한 코끼리 등을 살짝 토닥이고 내렸다.
"고마워!"
트래킹이 끝나자, 또 다른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소 달구지였다.
태국에 와서 소 달구지를 타다니, 조금 엉뚱했지만 오히려 어릴 적 고향에서 소가 끄는 달구지에 올랐던 기억이 되살아나 마음이 동심으로 물들었다.
마지막으로 코끼리 학교에 들렀다. 관람객용으로 꾸며놓은 의자에 앉아 코끼리 학생들의 수업을 지켜보았다. 코끼리들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운동회 매스게임처럼 서로의 꼬리를 코로 잡고 돌며 묘기를 부렸다. 그 모습에 어린 시절 운동회 준비를 하던 힘겨운 날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너희, 참 수고했다.”
코끼리의 그림은 사람보다도 훨씬 능숙했고 숙련된 모습이다. 놀라움과 신기함이 뒤섞인 그 장면은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그날, 나는 인간과 코끼리의 삶도 어쩐지 닮아 있음을 어렴풋이 느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도,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건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