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라 해서
나 한참 서 있었어
근데 너 왜 이렇게 안 오는데?
나만 그리운 거니
안 그리워서 안 오는 거면
나 정말 서운해
기다리는 건 익숙한데
나 추워, 얼른 와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면서
내 머리칼을 들썩이고 가던데
혹시 바람 되어 왔었니
유난 떨며 시끄러운 새 한 마리가
설마 너?
너 시끄러웠잖아
설마 무엇 되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니
내가 너를 알아보지 못해서
안타깝니
바람이라면 내 눈시울을 말려줘
새 한 마리라면 내 어깨에 앉아서
너의 체온을 느끼게 해 줘
그럼 너로 알아보고 내가 기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