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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수 Jan 03. 2024

미대륙 횡단열차 #2 (54h 35m)

넓은 땅 미국을 횡단하면 생기는 일

텍사스 '세인트 안토니오'역에 저녁 10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새벽 2시 46분에 다시 출발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한밤중에 거의 4시간을 정차하는 이유를 승무원에게 물었더니 스케줄이 그렇다는 참 어이없는 답변을 받았다. 알고 보니 식당 차량이 바뀌었다. 한국 승무원이었으면 뭐라 대답을 했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미국대륙의 4가지 Time Zone>

식사시간이 다 되어 예약한 12시에 식당칸에 갔더니 시간대가 Central Time에서 Mountain Time으로 바뀌어서 다시 11시가 됐으니 한 시간 뒤에 오라고 했다. 엥? 이건 뭔 소린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미국대륙의 시간대를 나누는 것에 대해 설명이 있었다. 우선 미국의 타임존은 아래의 네 가지다.

각각의 시간대를 색깔별로 나눠보면 아래와 같다. 나는 노란색 CT에서 녹색 MT로 막 이동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한 시간 뒤에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어제까지 없던 차량이 나타났다. 양쪽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차량이다. 위쪽에도 유리가 설치되어 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양옆 뷰 관람용 차량칸

텍사스의 광야지대를 보는 느낌이 참 이국적이었다. 10시간 동안 거의 똑같은 광경이 나타난다.

현대차 광고에서 보았던 장면이다.

정말 어쩌다 차량이 한 대씩 지나가는데 정말 반갑다.


<침대차량 식당의 이용규칙>

침대차량 식당의 식사는 (사전에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정말 훌륭했다. 이용객은 아래와 같은 식당을 이용하는데 규칙이 있다. 일행이 4명이 아닌 이상, 승객은 승무원이 지정한 테이블에 합석을 해서 식사를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들과 민나 대화를 하게 돼 있다.

아침에 우리와 함께 식사했던 아저씨. 이분은 베트남 참전용사이셨는데 말씀을 참 차분하게 잘해주셔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침식사. 우리는 오믈렛과 오트밀을 시켰다.

식당칸의 모습

테이블마다 장미꽃이 꽂혀있는데 진짜 꽃이었다. 분위기가 좋다.

점심식사는 버거를 시켜보았다. 버거도 맛있다. 점심때는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미국인 부부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참 선하고 대화할 때 우리에게 리액션을 정말 잘해 주어서 대화가 즐거웠다.

저녁식사는 유튜브가 추천한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고기가 훌륭했다. 미국에서 기차여행하는 분은 꼭 드시기를 추천한다.


텍사스는 중간에 잠깐씩 정차하는 역이 있다. 나가보니 날이 꽤 덥다. 시카고에서는 너무 추워서 옷을 꽁꽁 싸매고 있었는데 이틀 만에 여름이다. 미국 참 넓다.

정차했던 곳. 한참을 달려도 계속 텍사스다.

텍사스의 햇살은 꽤 강하다.

50여 시간을 달려 드디어 애리조나에 도착하고 있다.

기차는 둘째가 경영학을 공부하는 대학(U. of Arizona)이 있는 도시인 투싼(구글에는 투손으로 적혀있다)으로 달려간다.

투싼역. 1800년대에 지어진 역사는 옛 정취를 살리며 조금씩 업데이트해 놓았다. 예쁘면서 참 고즈넉하고 정감이 있다.

짐을 찾는 곳

투싼역에서 LA 가는 승객들이 우리가 내린 차량으로 탑승하고 있다. 밤기차로 이동하는 분들이 많다. 가격이 비행기보다 저렴하고 또 생각보다 여러모로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투싼 역사 승객 대기실

날이 밝으면 University of Arizona (UA) 대학탐방을 할 예정이다.


[토론할 질문들]


1. 미국은 시간대가 4시간 정도 차이가 난다. 미국과 거의 크기가 비슷한 중국은 북경시간대로 전국이 통일해서 쓴다. 어떤 것이 더 나은가? 이유는 무엇인가?

2. 대륙횡단열차 식당칸의 자리안내 규칙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점인가 단점인가? 왜 그런가?

3. 당신은 대륙횡단을 기차로 하겠는가 아니면 차를 운전해서 하겠는가? 이유는 무엇인가?

by 비전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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