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니퍼 Mar 22. 2024

완벽한 아이를 찾습니다

세상에 없는 아이를 갈망하는 부모의 비극

그는 특별했다.


태어나서 100일도 되기 전에 통잠을 자서 엄마를 쉴 수 있게 하였으며 엄마가 만드는 이유식은 무조건 잘 먹었다. 언어발달도 남들보다 빨랐으며 부모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글을 줄줄 읽고 쓰기 시작했다. 외출 시에는 동네 어르신들만 보면 인사를 하고 다녀 칭찬이 자자했고 웩슬러 검사결과 지능이 매우 높다고 어머님께서 평소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신 모양이라고 검사자가 말해 그의 엄마를 으쓱하게 했다.


아침에 깨우면 바로 일어났고 식탁에 앉아 깨끗이 밥 한 그릇을 비웠으며 알아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옷 입고 가방 챙겨 학교에 갔다. 학교 다녀오면 손부터 씻고 그날 해야 하는 숙제를 하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었다. 배우는 속도가 빨라 무엇을 가르치든 잘 해냈다.


그는 신이 주신 아이였다.


그의 부모는 그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하여 명문대에 갔으며 전문직에 종사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 그의 부모는 자신들이 아이 키운 방법을 책으로 쓰고 강의를 하러 다녔다. 사람들은 그의 부모처럼 자식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무리 책을 읽고 강의를 들어도 자신들의 자식이 그처럼 되지 못하자 자식을 미워하기 시작했다.


완벽한 그로 인하여 주변 아이들은 너무나도 고통받았다. 부모들도 자신의 아이를 사랑할 수 없었다. 신이 주신 완벽한  아이를 키우는 자들만 제외하고는 아무도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지 않아 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은 자신이 살면서 볼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호러물이 되었다. '너 자식은 널 닮지 을 거야. 뭐든지 잘하는 완벽한 아이가 될 거야'라는 희망을 무지막지하게 깨뜨렸다. 나 같은 아니 나보다도 못한 인간을 낳아 키워야 한다니. 절망과 고통의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많은 이들이 자식을 낳는 삶을 선택하지 않고 나를 키우는 삶을 선택했다. 열심히 일한 돈을 나한테 투자했다. 신이 주신 완벽한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현실감각 없는 이들만 자식을 낳았다. 그리고 대부분 실패했다. 그들의 삶을 본보기 삶아 주변인들은 더더욱 아이를 낳지 않았다. 그들은 행복하고 싶었다. 혼자서.

작가의 이전글 혼자살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