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조용히 그림 그리고 노는 걸 좋아했다. 커서는 시폰원피스에 구두를 신고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 떠는 걸 좋아했다. 워낙 남의 시선에 예민한 편이라 학교선생님들께 예쁨을 받았다. 누구한테 싫은 소리 듣는 걸 너무나 싫어해 나 자신을 최선을 다해 통제하고 살았다.
결혼 후 두 아들을 낳고 운동화에 운동복 바지, 흰 티셔츠를 입고 농구공을 옆구리에 끼고 다닌다. 아이의 부주의함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면 90도로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정말 미쳐버리겠다.
아들들이 누구 닮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눈떠서 눈 감을 때까지 잠시 사이좋게 노는가 싶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고 치고받고 싸운다.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나날들을 견뎌야 하는가? 너희를 낳고, 나 안 먹고 안 쓰고, 다 너희한테 준 죄밖에 더 있나?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