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너를 두고 내가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초등학교 2학년인 내 아이는 아는 사람(주로 친구들 보호자)을 길에서 만나도 인사를 못 한다. 어른이 먼저 인사하시는데도 멀뚱 거리고 있는 꼴을 보면 내가 너무 부끄럽다. 왜 인사를 안 하는지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란다. "같은 반 ○○이 어머니시다"라고 말해주면 "○○이를 모른다"라고 한다. 같은 반 아이를 7월인데 아직도 모를 수가 있나? 내 아이가 그 정도로 인지기능이 낮나?
쓰는 게 잘 안 되는 내 아이는 맞춤법도 너무 틀린다. 어제 영어학원 시험도 30점 받았다. 영단어 쓰기가 안된다. 수준에 안 맞는 수업을 받고 있나 싶어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한글도 영어도 읽는 건 되는데 쓰기가 안된다.
이 아이가 앞으로 어찌 살아갈지 걱정된다. 저학년 때도 이렇게 공부를 못하는데 고학년 때 과연 학교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중에 밥벌이는 하며 살 수 있을지, 내가 죽으면 저 아이는 어쩌나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