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가의 옛 정취
어반스케치를 하면서 사물에 대한 보는 눈이 다양해짐을 알 수 있다.
길을 거닐면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동차들을 어떻게 그릴까?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까?
골프장을 가면 공 찾느라 땅바닥만 보고 다녔는데 이제는 나무가 보이고 멀리 숲이 보인다.
이렇듯, 사물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 하나 더 생긴듯하다.
을지로의 낡은 공구상가들.. 서울어반정모로 여러 번 들러 그려봤던 곳!
문래동 공구상가도 어반스케치 하기에 아주 적당한 곳이다.
낡고 오래된 건물, 복잡하게 얽혀있는 전깃줄의 골목, 간판과 공구들..
예전에는 자주 찾지 않던 무심코 빠르게 지나가던 평범한 골목길의 풍경들이 어느새
중요한 그림소재로 보이고
한산하기만 한 뒷골목까지도 그림의 주제로, 주인공으로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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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3년간 마포, 공덕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바쁜 시간 짬 내어
매주 1회씩 문래동 화실을 찾아 레슨을 받았었다.
이제는 내가 선생님이라는 타이틀로 그때 받았던 감정, 느낌을 회원분들께 전달하게 됐지만
그때의 기억이 새롭다.
해가 저물어 어둠이 밀려드는 시간대(약, 여름으로 따지면 오후 7시가 넘어설 즈음)
가로등 불빛과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들이 거리에 비치는 시간,
나는 이 시간대가 왠지 좋다.
어릴 때 친구들과 집 앞 골목에서 구슬치기나 술래잡기를 할 때
어머니께서 저녁밥 먹으라고 부르시던 바로 그 시간대~!
느꼈던 감정들을 표현해 봤다.
교육센터에서 수업~!
'문래동 공구상가의 저녁즈음'으로 수업을 하였다.
어느덧 회원분들의 마음도 그림에서 전해지는 정겹고 따뜻함을 느끼고 있음이 전해진다.
골목길 드로잉은 좀 더 정겹게 표현하기 위해 러프하고 투박하게 표현해 봤다.
그러기 위해서는 먹물을 이용한 나무젓가락의 드로잉이 제맛이다.
물론 채색도 부드럽게 표현하기보다는
스케치에서 보여주는 거친 느낌대로 채색해야 한다.
문래동공구상가가 멋진 그림으로 남겨보며, 하루하루가 그림처럼 따스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