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선배로서 퇴직을 코앞인 입장에서 그래도 남은 기간 인정받는 선배공무원이 되려면 낄끼 빠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낄끼 빠빠란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상에서 조직에서 소외받는 것처럼 서러운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있는 동안 나가는 날까지 핵인싸(핵심적 잘 어울리는 사람)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핵심이 될 수 없고 중요한 업무를 맡아야 조직의 핵심이 된다. 조직 내에서 냉정하게 공무원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비중이나 행정환경이 변하면 사무실에서 위치가 줄어들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대로 주요 보직이나 업무를 맡는 사람 주로 인사, 총무, 예산, 기획, 감사 등이 그 조직의 핵심이 된다. 그 외에는 그야말로 누가 해도 되는 그러한 변방의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나도 핵인싸의 업무를 맡은 적이 있었다. 나이가 어렸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인사하고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내가 맡은 업무의 위력을 몰랐고 나 자신 자체가 젊고 패기에 차고 능력도 있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평가하는 줄 알았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것은 나의 착각이 아닌 주요 보직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직이라는 곳도 경험하고 보니까 어떤 업무라도 사실은 다 소중하고 상호 간에 인연이 깊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만약 자신이 주요 업무와 관련된 핵심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면 낄낄 빠빠가 되어야 한다. 거기다 추가적으로 지갑을 최대한 자주 열면 환영받는 공무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나는 과거에 처음 관리자가 되자 팀원이나 구성원끼리는 모든 것을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했었다. 한 배를 탔으니까 모든 것이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하고 같이 호흡하고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구성원들에게 강요를 많이 하였던 것 같다.그 당시 직원들이 많이 불편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희생을 하면서 나에게는 최대한 배려를 해 준 것을 나는 몰랐다. 모든 것을 함께 하며 겉으로는 즐거운 척했지만 시간이 오래되자 겉으로 표출되었고 나는 실망을 많이 하고 상처도 받았다.
세월이 다시 또 많이 흘렀다. MZ세대가 업무의 주류가 되고 세상이 달라졌다. 어쩌면 그래도 환영받은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들었던 낄끼 빠빠라는 단어가 머리에 꽂혔다. 우리의 능력이 아무리 출중하다 해도 모든 일에 있어서 이제는 더 이상 주인공이 될 수 없고 때로는 완전히 빠지거나 퇴장해 있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했다고 내가 계속적인 조직의 핵심이라고 자부한다는 것은 소신을 떠나 완전한 아집이라고 할 것이다. 아무리 아쉬워도 이제는 낄끼 빠빠를 실천할 때가 되었다.